[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소위 잘 나가는 팀에도 고민은 있다. 시즌 초반 상승세를 탄 FC서울의 고민은 '골문의 안정감'이다. 주전 골키퍼가 팀을 떠난 뒤 골키퍼 쪽에서 연이어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겨울 팀을 떠난 양한빈(32·세레소오사카)을 대신하기 위해 부천FC에서 이적한 최철원(29)은 지난 2경기 연속 치명적인 실책을 범하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3라운드 울산과 홈경기에선 동료의 백패스를 페널티 박스 안에서 손으로 잡아 상대에게 간접 프리킥을 내주는 황당한 실책으로 이청용에게 역전골을 헌납했고, 지난 4라운드 제주 원정경기에선 캐칭 미스로 송주훈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그대로 1대2 역전패한 울산전과 달리, 제주전에선 후반 추가시간 팔로세비치의 버저비터골로 2대1로 승리하며 실수에 의해 또다시 승점을 빼앗기는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
안익수 서울 감독은 '인간은 실수를 통해 배운다'는 평소 지론대로 울산전에서 고개를 떨군 최철원을 제주전에도 선발 기용했다. 하지만 최철원이 2경기 연속 실책한 마당에 '실수가 쌓이면 실력이 된다'는 말을 외면하긴 힘들어졌다. 계속된 실수는 동료들과의 신뢰에도 영향을 준다. 구단 안팎에선 K리그1 무대가 처음인 최철원이 스스로 실수를 되돌아보고 기분 전환할 여건을 마련하는 동시에 연령별 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유스 출신' 백종범(22)에게 기회를 줄 적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백종범은 장기 부상을 털고 돌아와 서울에서 출전 기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3일 카타르에서 열린 오만과의 도하컵 U-22 친선대회에 선발 출전해 무실점, 3대0 승리를 이끌며 실력을 어필했다.
다만 백종범은 2020년 프로 데뷔해 지금까지 K리그1에서 단 3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마지막으로 출전한 경기는 지난해 5월 강원전이다. 대략 10달째 프로 무대에 나서지 못했다. 실전 감각과 경험이 부족한 백종범이 내달 1일로 예정된 대전하나와 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당장 든든한 모습을 보여줄지 미지수다. '백종범 카드'는 안 감독에겐 '모험수'다. 더구나 백종범은 29일로 예정된 아랍에미리트(UAE)와의 도하컵 결승전까지 소화한 이후 귀국한다. 경기를 준비할 시간이 짧다.
최철원이 두 번의 실수를 빼면 준수한 선방 능력을 펼쳤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최철원은 15개의 피유효슛 중 9개를 선방했다. 선방률 60%다. 같은 기간 15개 이상의 피유효슛을 기록한 골키퍼 중 유상훈(강원, 68.42%) 정민기(전북, 66.67%) 김경민(광주, 62.50%) 김동준(제주, 61.11%) 다음으로 높은 방어율이다. 인천과의 개막전에서 제르소, 김보섭 등의 슛을 잇달아 선방하며 팀에 승리를 선물했었다. 인천전 승리로 기세를 탄 서울은 3승1패 승점 9점을 획득하며 4라운드 현재 울산(승점 12)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중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를 교체하는 일은 흔치 않다. 안 감독은 3월 A매치 휴식기에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훈련을 통해 골문을 맡길 적임자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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