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새 외인 선수가 부진하면 좌불안석이 된다.
좋은 팀 분위기 속에서는 모두가 그를 도와주려 발 벗고 나선다.
NC 다이노스가 꼭 그랬다. 시범경기 내내 부진하다 마지막 경기에 깨어난 새 외인 타자 제이슨 마틴(28).
전날까지 8경기에서 22타수1안타(0.045)로 고전하던 마틴은 2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결승타와 적시 2루타 포함, 3타수2안타 2타점 맹타로 개막전을 앞두고 반등을 알렸다.
깜짝 부활의 뒤에는 NC 다이노스 동료들과 코칭스태프의 도움이 있었다. 모두가 마틴에게 확신을 불어넣으며 안도감을 주려 애썼다.
그중 특히 박민우(30)의 역할이 컸다.
박민우는 이날 경기 전 마틴 옆에 딱 붙어 앉아 어깨에 손을 얹은 채 많은 대화를 나눴다. 통역도 없이 자연스러운 대화가 한참 이어졌다.
큰 눈망울의 마틴은 '민우 형'의 조언을 진지한 표정으로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박민우의 조언을 새기고 타석에 선 마틴은 약속이나 한듯 맹타를 휘두르며 화답했다.
둘 사이, 통역도 없이 과연 무슨 이야기가 오갔을까.
경기 후 만난 마틴은 "여러차례 시범경기일 뿐이니까 안타가 안나오는 것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너는 좋은 타자니까 정규시즌에 맞춰 천천히 몸을 만들어가면 된다고 조언해줬다"고 증언했다.
마틴을 진심으로 돕고 싶었던 박민우는 영어는 물론, 손짓 발짓까지 쓰는 바디랭귀지를 동원해 완벽하게 자신의 의중을 전했다. 마틴은 감사해 하며 "충분히 알아들었다. 영어실력이 좋았다"며 웃었다.
경기장에서도 박민우는 마틴의 혈을 뚫어주는 데 앞장섰다.
1회초 톱타자로 출전, 배제성의 공을 받아쳐 좌중간에 떨어뜨렸다. 중견수가 커트해 2루타가 되기 애매했던 타구. 하지만 역모션 캐치를 보는 순간 그는 전력질주로 2루를 점령했다. 박건우의 우익수 플라이 때 3루에 안착한 덕분에 마틴은 손쉬운 희생플라이를 날릴 수 있었다. 첫 타석부터 선제 타점을 올리면서 마틴의 마음이 가벼워졌다. 두번째, 세번째 타석에서 잇달아 안타를 터뜨릴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
지난 겨울 역대 최장 8년 최대 140억원의 FA계약을 통해 종신 NC맨을 선언한 박민우. 그는 손아섭 선배를 도와 덕아웃 리더 역할을 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NC 강인권 감독과 프런트의 바람이기도 했다.
그 역할을 이미 시작했다. 박민우의 조언 속에 혈을 뚫은 제이슨 마틴이 개막을 앞두고 꿈틀거리고 있다.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개막 2연전, 마수걸이 홈런이 기대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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