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난 3월 초. 삼성 라이온즈 김지찬(22)은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중도 귀국을 앞두고 있었다. 불청객 햄스트링 때문이었다.
완주를 불과 일주일 여 남기고 아쉬운 귀국길. 하지만 점심 무렵, 절친 후배 이재현과 함께 쉬고 있던 김지찬은 '아쉽겠지만 훈련은 할 만큼 한 것 아니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해 가을 오키나와 마무리 부터 스프링 캠프 까지 강도 높은 훈련을 빼먹지 않고 소화했던 터.
개막 한달 전, 어차피 페이스 조절이 필요했던 시기였다. 그래서인지 부상에도 표정은 크게 어둡지 않았다.
극한의 지옥훈련은 재간둥이 김지찬을 어디까지 성장시켰을까.
김지찬의 표정에서 여유가 읽혔다. 그는 "정말 자신 있습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평소 무척 겸손한 인터뷰 스타일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허언이 아니었다.
부상에서 돌아와 개막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김지찬은 언제 아팠냐는 듯 펄펄 날았다.
1번 2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2안타를 기록했다. 정상급 투수들을 상대로 타구 질이 인상적이었다.
3회 1사 후 리그 최고 구위를 자랑하는 NC 새 외인 선발 에릭 페디를 상대로 끈질긴 8구 승부 끝에 147㎞ 투심을 가볍게 밀어 좌중간에 떨어뜨렸다. 4회 2사 만루에서는 강하게 잡아당겨 우익선상 2루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1루수 오영수의 호수비에 아쉽게 막혔다. 1루를 향해 온 몸을 던졌지만 간발의 차로 아웃.
7회 선두타자로 나서 NC 좌완 하준영의 바깥쪽 빠른 공을 밀어 좌전 안타를 기록했다.
특급 투수의 공과 좌투수의 공을 결대로 밀어쳐 좋은 안타를 뽑아냈다. 한 뼘 더 성장한 타격기술을 엿볼 수 있었던 순간.
톱타자 김지찬이 이런 모습을 유지한다면 구자욱 피렐라로 이어지는 삼성의 상위타선은 리그 최강이 될 수 있다. 5년 차를 맞는 시즌. 데뷔 첫 3할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하는 산뜻한 출발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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