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가수 현미가 하늘의 '별'이 됐다.
현미는 4일 오전 9시 37분쯤 서울 용산구 이촌동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최초 발견자인 팬클럽 회장 김 모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현미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빈소를 비롯한 장례 일정은 미국에 있는 두 아들이 귀국하는대로 정리가 될 예정이다.
현미는 1957년 현시스터즈로 데뷔한 이래 '밤안개' '내 사랑아' '보고 싶은 얼굴' '떠날 때는 말없이' '무작정 좋았어요' '애인' '몽땅 내사랑' '바람' '별' '왜 사느냐고 묻거든' '아내' '내 걱정은 하지마' 등의 히트곡을 발표하며 대한민국 대표 디바로 군림해왔다. 데뷔 50주년, 60주년에도 신곡을 발표하며 식지 않는 열정을 불태웠고 "90세까지 노래할 것", "치아가 빠질 때까지 무대에 서겠다"는 멋진 명언으로 팬들의 가슴을 울리며 후배들의 귀감이 됐다.
주변에서도 현미는 '따뜻한 인품을 가진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었다. 실제 방송에서도 현미는 다리가 불편한 엄앵란을 살뜰히 챙기고, 투병 중인 한명숙의 쾌유를 빌며 '노란샤쓰 사나이' 무대로 응원을 전하는 의리를 보여줬었다.
다만 개인사가 행복한 편은 아니었다. 정 많고 순진한 성격 탓에 여러 사람으로부터 금전 사기를 당해 생활고를 겪기도 했고, 1950년 한국 전쟁 당시 헤어진 두 여동생과 20여년이 지난 뒤에야 재회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고 이봉조와의 러브 스토리가 비극이었다. 이봉조는 가정이 있다는 사실을 숨긴 채 현미와 결혼했다. 현미가 후에 이 사실을 알게 됐을 때는 이미 임신 8개월차였던데다 이봉조가 위조한 이혼서류까지 보여주며 설득해 결혼생활을 지속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봉조가 지속적으로 두집 살림을 해왔다는 것을 알게 되고 관계를 정리했다. 이후 현미는 이봉조가 사망 직전 건강이 심각하게 악화된 모습을 보고 재결합을 약속했지만, 이봉조는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현미는 이봉조와의 이별 후 40년을 혼자 지내왔다. 또 지난해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 "그분 덕분에 내가 스타가 됐다. 나의 은인이자 스승이요 애인이요 남편"이라고 밝혀 뭉클함을 안겼다.
세기의 사랑을 하고 세기의 히트곡을 남긴 채 현미는 떠났다. 평소 그 흔한 당뇨나 혈압도 없이 정정했던 현미였기에 동료, 선후배들과 팬들은 더욱 큰 충격에 빠졌다.
조카인 배우 한상진은 촬영 차 미국에 머물고 있었으나 긴급하게 한국행을 결정했고, 조카 노사연은 빈소 등이 정해지지 않은 관계로 슬픔 속에서 '토요일은 밥이 좋아' 촬영에 임하고 있다. 또 '쌀롱하우스' 이번 주 촬영에도 예정대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자연 대한가수협회장, '수양딸' 연정, 가수 태진아 김흥국 정훈희 혜은이 김수찬 등은 "후배 가수들을 잘 챙겨주셨다", "타고난 연예인"이라고 고인을 추억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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