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탬파베이 레이스는 참 기묘한 팀이다.
탬파베이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연고지 시장 규모가 가장 작은 편에 속한다. 홈구장 트로피카나필드가 소재한 세인트피터스버그와 만(灣) 건너편 탬파까지 광역권 인구를 합쳐도 300만명 남짓이다.
매년 관중 규모가 최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매출과 구단 가치도 마찬가지다.
경제매거진 포브스가 최근 발표한 메이저리그 구단 가치 랭킹에서 12억5000만달러로 30구단 중 26위였다.
AP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 발표한 개막일 페이롤(opening-day payroll)도 탬파베이는 7500만달러로 27위로 나타났다. 3억5500만달러로 1위인 뉴욕 메츠의 5분의 1 수준이다. 똑같이 26명의 종업원을 쓰는데, 인건비는 5배 차이가 나는 것이다.
창단 시즌인 1998년 250만명을 찍은 홈관중은 한 번도 100만명대를 벗어난 적이 없다. 2015년부터는 매시즌 110만~120만명대로 관중 동원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작년에도 113만명으로 28위에 그쳤다. 씀씀이가 적은 덕분인지 지난해 950만달러의 수익을 내 그나마 재정 구조는 안정적이다.
메이저리그사무국(MLB)은 워낙 관중이 적으니 연고지를 인근 탬파나 클리어워터로 옮기든지 홈구장을 멋스럽게 리모델링하든지 방법을 강구하라고 재촉한다. 예전 간판타자로 활약했던 에반 롱고리아는 팀을 떠나면서 "탬파베이는 연고지를 옮기는 게 낫다. 도미니칸 윈터리그에서 뛸 때도 팬들이 많아 열광적인 응원을 받았다. 탬파베이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스튜어트 스턴버그 구단주는 앓는 소리만 할 뿐 꿈쩍도 하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성적이 좋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두 번은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같은 강호들이 몰린 동부지구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올해도 탬파베이의 강세는 변함이 없다. 6일 현재 개막 이후 6연승을 달렸다. 유일한 무패 팀이다. 이날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7대2로 승리했다. 선발 셰인 맥클라나한이 6이닝 5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를 이끌었고, 타선에서는 완더 프랑코의 투런홈런과 해롤드 라미레즈의 솔로홈런이 필요할 때 터졌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개막 6연승은 더러 나왔다. 그러나 탬파베이의 이번 연승은 좀 특별하다. 6경기 모두 4점차 이상 승리했다.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를 쟁취했다는 소리다. 개막전부터 4점차 이상 6연승은 1884년 세인트루이스 마룬스 이후 무려 139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당시 마룬스는 개막 후 4점차 이상으로 13연승을 달렸다.
투타 지표가 압도적이다. 양 리그를 통틀어 이날 현재 팀 타율(0.284) 4위, 팀 OPS(0.890) 2위, 팀 홈런(13) 공동 1위, 팀 득점(44) 1위, 팀 평균자책점(2.00) 2위, 팀 WHIP(1.02) 3위, 팀 피안타율(0.202) 4위다.
MLB.com은 이에 대해 '탬파베이는 이제 두 시리즈를 끝냈는데, 패배 말고는 다 해봤다'며 '잘 던지고, 수비도 잘 막고, 어느 팀보다도 득점력이 좋다. 컨택트 능력, 파워, 스피드 모두 인상적으로 섞으며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승리투수 맥클라나한은 "이게 팀의 야구다. 처음부터 끝까지 팀 야구였다"고 했고, 불펜투수 라이언 톰슨은 "우리는 심각한 마법에 걸린 것 같다. 우리들 모두 스프링트레이닝부터 그런 걸 느꼈다. 설명하기는 힘들다. 올해는 분위기가 좀 특이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야구를 잘한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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