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민호 선배님 고의가 아닙니다! 재훈이 형 괜찮아요?'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삼성 포수 강민호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펜스와 충돌하면서까지 타구를 잡아준 한화 포수 최재훈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 강속구 투수 문동주는 실력만큼 인성도 훌륭한 선수였다.
시즌 첫 등판에서 직구 최고 구속 159km 강속구와 147km 고속 체인지업, 133km 낙차 큰 커브까지 2년 차 문동주는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으로 완성도 높은 피칭을 선보였다.
6일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전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한화 문동주는 5회까지 17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1피안타 4사구 1개 삼진 4개 투수 70개를 기록했다.
1회말 2사 삼성 오재일을 시작으로 5회말 마지막 타자 이성규까지 마운드 위 문동주는 강력한 구위로 13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다.
위기도 있었다. 1회말 2사 이후 이원석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후속 타자 강민호와 승부에서 던진 초구 154km 직구가 몸쪽 깊게 들어가며 보호대에 스쳤다. 고의성은 없었지만, 몸쪽 강속구에 놀란 강민호는 배트를 던지며 "악" 소리를 질렀다. 한화 포수 최재훈이 놀란 형의 마음을 진정시켰고 1루 베이스에 도착한 강민호를 향해 한화 선발 문동주는 모자까지 벗고 90도 인사를 건넸다. 진정된 강민호도 손을 흔들며 괜찮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2사 1,2루 한방이 있는 오재일과 승부에서 직구만 연속 3개 던진 문동주는 볼카운트가 2B 1S로 몰리자 142km 고속 체인지업을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이어진 승부에서 154km 직구가 파울로 연결되자 낙차 큰 커브를 연속 3개 던져 오재일은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위기를 스스로 넘겼다.
삼성 타자들은 한화 문동주 구위에 눌려 2회부터 5회까지 단 1명의 타자도 1루 베이스를 밟지 못했다. 4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기록한 문동주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준 수비는 5회말 2사 나왔다. 삼성 이성규의 빗맞은 타구가 포수 뒤로 높게 떴다. 한화 최재훈은 쓰고 있던 포수 헬멧을 접이 던진 뒤 타구를 향해 몸을 날렸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펜스와 충돌한 최재훈의 미트 속에는 야구공이 들어있었다. 놀란 마음에 마운드에서 내려와 포수 장비를 손에 들고 포수에게 향한 문동주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쓰러져 있는 최재훈을 바라봤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자신의 힘으로 일어난 최재훈은 문동주와 함께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완성도 높은 피칭과 포수 최재훈의 호수비로 시즌 첫 등판에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문동주는 벤치에 앉아 있던 최재훈에게 다가갔다.
충돌 여파로 통증이 남아 있던 최재훈이 이마를 감싸 쥐고 있자 문동주는 형의 상태가 괜찮은지 연신 물었다. 최재훈이 괜찮다는 제스처를 취한 뒤에야 문동주는 자리를 떠났다.
150km가 넘는 자신의 공에 맞은 삼성 포수 강민호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던 1회와 5회 마지막 아웃카운트 몸을 날려 잡아준 한화 포수 최재훈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 문동주의 모습은 마음 착한 동생 그 자체였다.
시즌 첫 등판에서 한화 이글스의 올 시즌 첫 승과 자신의 승리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문동주는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경기 종료 후 문동주는 소중한 첫 승 공을 손에 꼭 쥔 채 자신을 도와준 형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눈 뒤 경기장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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