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나이랑 상관없다. 승부처에 제일 좋은 투수가 나갈 뿐이다."
대표팀에겐 비극으로 끝났지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전 초반은 감동적이었다. 마지막 태극마크를 단 35세 김광현이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 2이닝 5K 투혼을 불살랐다. 일본은 미국마저 꺾고 대회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김원형 SSG 감독은 "(감정이)탁, 하고 올라오는 순간이 있다. '와, 우리 팀에 저런 선수가 있다' 믿음, 자부심이다. 우리 팀이라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사람으로써 느낀 감동"이라고 설명했다.
SSG 랜더스의 베테랑들을 바라보는 마음도 마찬가지다. 마무리투수는 서진용이다. 그리고 그 앞을 '40대 듀오'가 지킨다. 고효준(40)과 노경은(39)이다. 한국 나이로는 불혹에 달한 두 선수지만, 사령탑의 신뢰는 여전하다.
"가장 좋은 불펜 투수가 제일 강한 타선을 막는게 (필승조의)기본이다. 7회냐 8회냐는 중요하지 않다. 상대 타선을 보고 둘 중에 맞는 투수를 쓸 생각이다."
베테랑이란 말로는 모자랄 정도의 노장들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필승조하는데 나이는 관계 없다. 구위가 나오지 않나. 든든하게 뒷받침할만한 경쟁력이 있고, 거기에 경험이 더해진 선수들이다. 심리적으로 의지가 된다"며 신뢰를 표했다.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멘토 역할에도 충실하다. 백승건 신헌민 이로운 송영진 등 어린 투수들이 '형님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자체가 경험이 되고 살이 된다. 김 감독은 "오래 야구했다고 해서 무조건 성실한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고효준 노경은 김과현은)솔선수범하는 선수들이다. 엄청난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어린 투수들은 '저 선배들처럼 야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게 바로 1군 분위기다. '그날그날 하루를 충실하게 보내야 저 나이까지 할 수 있다'고 말해준다. 오래 야구하고 싶으면 지금 열심히 해야한다. 그러다보면 (오)원석이 같은 선수도 나온다. 1차전에 너무 잘 던지지 않았나."
SSG는 베테랑들이 이끌고 신예들이 뒷받침하며 세대교체의 정석을 밟고 있다. 외야의 김강민-최지훈 '짐승 계보'가 대표적이다. 그 과정에서 지난해 우승까지 차지하며 많은 것을 얻었다는 자평이다. 김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올해 '자기 것을 정말 충실하게 열심히 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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