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못 말리는 열정의 캡틴이다.
LG 트윈스 주장 오지환(33)이 우측 복사근 미세손상으로 8일 잠실 삼성전에 앞서 엔트리에서 빠졌다. 퓨처스리그 유격수 최현준이 콜업됐다. LG 관계자는 "우측 복사근 미세손상 진단을 받았다. 치료에 2주 이상 소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 했다. 오지환의 못 말리는 투혼 탓이다.
오지환의 옆구리는 이미 6일 고척 키움전 부터 탈을 일으켰다. LG 염경엽 감독은 그날 경기 전 정주현을 콜업 하면서 "어제 키움전을 마친 뒤 (오)지환이가 옆구리 쪽이 안 좋다고 해서 내야수가 필요해 주현이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날 경기에 오지환은 선발 출전했다.
병원에 가서 체크해 보라 했지만 "근육이 뭉친 정도"라며 경기에 큰 지장이 없다며 출전을 강행했다.
경기 내용은 더욱 놀라웠다.
전혀 아픈 사람 같지 않았다. 초반부터 펄펄 날았다.
2회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치고 나간 선두 타자 오스틴을 우전 안타로 불러들이며 팀의 첫 타점을 올렸다.
주자로 나가 경험이 부족한 키움 선발 장재영의 투구폼을 완벽하게 훔쳐 2,3루 도루를 잇달아 성공시켰다. 1사 1,3루 상황을 만들어 서건창의 외야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선제 타점도 올리고 도루로 찬스를 만들어 득점도 올렸다. 그야말로 북 치고 장구 치며 불안한 강효종 장재영 간 불안한 5선발 맞대결에서 초반 흐름을 가져오는 데 앞장섰다.
경기 후 LG 염경엽 감독도 "오늘 선취점이 중요한 경기였는데 오지환이 몸이 안 좋은 가운데도 몸을 아끼지 않고 주장으로서 허슬플레이를 보여주며 승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칭찬했다.
오지환은 다음날인 7일 잠실 삼성전 경기 전까지도 배팅 훈련을 소화했다.
하지만 배팅 훈련 후 기어이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병원에서 MRI 검사 결과 미세 손상이 발견됐다.
아픈 것도 잊을 만큼 불굴의 투혼으로 팀에 승리를 안긴 캡틴. 몸이 그 지경이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뛰었느냐는 질문을 받은 염경엽 감독은 "그러니까 미친거죠"라며 어이 없는 표정 속에 웃었다. 그러면서 "병원에 안 갔으면 어쩔 뻔 했냐. 8주가 될 수도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프로야구 선수는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뛴다. 경기를 대하는 태도는 천차만별이다.
조금만 안 좋아도 이를 핑계 삼아 출전을 꺼리는 선수도 있다. 반면, 오지환 처럼 아픈데도 참고 뛰는 선수가 있다. 자신의 몸에 귀를 기울이는 건 중요한 일이지만 캡틴의 남다른 책임감과 투혼은 벤치로선 대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LG는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이 안정된 수비와 공격 기여도로 오지환의 공백을 최소화 하고 있다. 8년 차 유망주 유격수 김주성이 회복되는 대로 1군에 콜업해 기회를 줄 전망이다. 염경엽 감독은 "지환이 공백은 크지만 한편으로는 주성에게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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