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감독 이민성'은 매경기 성장하고 있다.
2023시즌 K리그1 초반 최고의 화제는 단연 '승격팀' 대전하나 시티즌이다. 8년만에 K리그1에 입성한 대전하나는 초반 놀라운 퍼포먼스로 순위표를 흔들고 있다. 7경기에서 4승(2무1패·승점 14)을 수확하며 3위에 위치했다. 하이라이트는 지난 주말 울산 현대전이었다. 대전은 과감한 압박과 물러서지 않는 공격축구로 6연승을 질주하던 '디펜딩 챔피언' 울산을 2대1로 제압했다. 무려 4258일만의 울산전 승리였다. 화끈한 경기로 무장한 대전을 보기위해 대전월드컵경기장에는 4경기 평균 1만4850명의 관중이 찾았다. '축구특별시'의 귀환이었다.
중심에는 '이민성 리더십'이 있다. K리그 감독 데뷔, 그리고 대전 3년차가 되는 이 감독은 올 시즌 트레이닝복을 벗고 정장으로 갈아입었다. K리그1 입성 후 달라진 모습만큼이나, 더욱 참신한 지도력으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성장세가 눈에 보일 정도다. 전방 압박과 빠른 트랜지션(전환)을 중심에 두고, 매 경기 디테일한 승부수를 띄우는데, 이게 잘 통하고 있다. 울산전에서는 볼을 뺏기 위한 압박이 아니라, 상대를 '누르는' 형태의 압박으로 미세하게 바꾸며 울산의 전진을 막았고, 지난 1일 FC서울전에서는 전병관으로 하여금 서울 빌드업의 핵심 오스마르를 견제하게 하는 전략으로, 상대를 흔들며 3대2 승리를 챙겼다.
이 감독의 특급 전략 속, 대전은 창단 후 처음으로 단일 시즌, 울산, 서울, 수원 삼성(3대1)을 모두 잡았다. 특히 서울을 상대로는 25경기(8무17패)만의, 무려 19년만의 승리를 챙겼다. 특정 구단 상대 최다 무승 기록을 끊었다.
그간 쌓은 내공을 제대로 폭발시키고 있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명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1997년 프랑스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일본 원정에서 터뜨린 '도쿄대첩' 결승골은 이 감독 커리어의 하이라이트였다. 이 감독은 현역 은퇴 후 용인시청 플레잉코치를 맡으며 지도자로 변신했다. 많은 팀을 오갔다. 용인시청, 광저우 헝다. 강원FC, 전남 드래곤즈, 울산 현대, 창춘 야타이, U-23 대표팀 등 국내외 프로팀에 대표팀까지. 무려 11년간 코치 생활을 했다. 감독 생활은 3년차지만, 경험은 매우 풍부하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다. 2021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가 대표적이었다. 대전은 강원FC를 만나 1차전에서 1대0 승리를 거뒀지만, 2차전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5분 사이에 홀린 듯 3골을 내주며 1대4로 역전패, 좌절을 맛봤다. 2022시즌도 초반 다소 부진했지만, 후반기 주세종의 영입과 지금 대전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 비대칭 스리백을 장착하며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감독은 이현식을 윙백으로 기용하는 등 고정관념을 깬 과감한 선택으로 흐름을 바꾸고 있다. 또 배준호 전병관 같은 젊은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며, 선수단에 새바람을 불러 왔다.
엄했던 리더십은 더 유연해지고 있다. 지난 수원FC전 3대5 대패 이후 이 감독이 가장 먼저한 것은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선수단에 머리를 숙이고, 자신부터 반성하겠다고 했다. 회식을 통해 선수들과 머리를 맞대고, 새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했다. 울산전 환상 퍼포먼스는 그 결과물이었다. 이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선수들을 믿는다. 우리 선수들은 K리그1에서 더 잘할 수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는데, 이는 3시즌간 쌓은 신뢰의 결과였다. 그는 "지금 선수들과 함께라면 더 좋은 곳에 갈 수 있다"고 했다. 성장 중인 이 감독과 함께 대전도 발전하고 있다. 대전의 상승세가 무섭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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