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건강하게 완벽하게 돌아왔다.
그러나 그의 마음 속엔 아픔이 진하게 남아 있었다. LG 트윈스의 고우석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앞두고 부상을 당해 대회에서 던지지 못한 회한의 눈시울을 붉혔다.
고우석은 WBC대표팀의 마무리로 대회를 그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지만 대회 사흘 전인 3월 6일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연습경기 때 투구 도중 목 뒤쪽 어깨와 연결된 부분에 통증을 느껴 자진 강판했었다. 현지 병원에서 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고, 이후 캐치볼을 하는 등 대회 출전을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공 하나도 던지지 못하고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귀국 후 정밀검진에서 오른쪽 어깨 극상근 염증 진단을 받았고, 곧바로 재활에 돌입했다. 통증이 사라진 뒤에도 구위가 완벽해질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18일 1군에 등록했고, 곧바로 NC 다이노스전서 4-4 동점인 9회초 등판해 3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최고 구속도 156㎞를 찍어 정상적인 컨디션임을 보였다.
벌써 한달도 더 지난 일이지만 WBC에 대한 질문을 했다.
그는 머뭇거렸다. "시즌을 시작했는데…"라며 어두운 표정이 된 고우석은 "그때 당시엔 어떻게든 해보려고 열심히 해봤는데…. 안되더라 팔이….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많이 아쉽고, 지금도 많이 아쉽다. 할 수 있었는데 못했다고 생각하니까 많이 아쉬운 거다"라고 했다. 이어 "솔직히 경기에 나가서 못던질 수도 있는데 못던지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런 시도조차 못하는게 가장 무섭고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상을 경계하는 것인데…. 대회가 매년 열리는 것도 아니고 열린다고 해도 그런 열정으로 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대표팀에 언제 갈 수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더 아쉬웠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말했다. 말을 하는 동안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졌고, 입술은 떨렸다. 울컥하는 마음을 참느라 말하는 사이사이 시간을 뒀다.
고우석은 20202 도쿄올림픽에서 아쉬운 피칭을 했었기에 이번에 그때의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었다. 하지만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고, 팀의 8강 탈락을 벤치에서 지켜봐야만 했었다.
고우석은 "실패를 경험해서 더 강해진다고 하는데 그동안 있었던 실패의 경험을 토대로 뭐라도 해보고 싶었는데 시도조차 못해본게 어려웠다"라고 했다. 못던진 것보다 던지지 못했다는 것 자체에 더 마음이 쓰라렸던 것이다.
앞으로 대표팀에 언제든 나가 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고우석은 "지금까지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해서 (대표팀을)피하고 싶다거나 부담된다거나 이런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적이 없고, 대표팀 엔트리가 발표될 때 영광스럽고 긴장도 되고 설???라면서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나가고 싶고, 바라는게 있다면 나갈 때마다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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