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거 죽으면 끝이라는 마음으로 뛰었다."
중심 타자의 부진은 곧 팀의 부진으로 이어진다. '타선의 리더' 오재일이 이끌어줘야 삼성 라이온즈도 산다.
'50억 FA' 오재일이 마음 한켠 쌓여있던 부담감을 떨쳐냈다. 오재일은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연장 12회말 결승타 포함 6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4시간 20분에 걸친 혈투였다. 신예 선발 이재희와 리그 대표 에이스 안우진이 맞대결한 경기인 만큼, 삼성 입장에선 일거양득인 승리였다.
2-4로 뒤지던 경기를 동점으로 만든 것도, 연장 12회말 승리를 결정지은 것도 오재일의 손에서 이뤄졌다. 삼성은 '약속의 8회'를 터뜨리며 5-4로 뒤집었지만, 오승환이 무너지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연장 12회말 1사 만루에서 나온 오재일의 결승 타점, 그리고 뒤이은 맹폭으로 9대5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만난 오재일은 "너무 힘들었는데 이기고 끝내서 너무 기분 좋다. 연승이라 더 좋다"는 속내를 전했다.
경기 전까지 타율 1할9푼1리로 부진했던 오재일은 이날 중요할 때마다 한방씩 때려냈다. 특히 연장 12회초에는 1사 만루라는 부담스런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1,2루간 깊은 땅볼을 쳤고, 필사적인 질주로 1루에서 세이프됐다. 심판의 아웃 콜에 비디오판독을 거쳐 세이프로 바뀐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오재일은 "세이프인 거 알고 있었는데, 아웃이라 하셔서 너무 당황했다"면서 "치는 순간은 잘 맞았는데, 혜성이가 잡는 순간 '1루에서 죽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며 진짜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고 돌아봤다.
"초반에 흐름이 좀 안 좋아서 많이 졌는데, 이제 투수 타자 모두 감이 올라오면서 팀 분위기도 좋아졌다. 자신감도 붙는 것 같다. 팀이 더 단단해지는 과정이다. 우리 팀 멤버가 나쁘자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작년엔 우리 실력을 다 보여주지 못했을 뿐이다."
이날 12회에는 안주형 김성윤 공민규 등 무명 선수들의 안타가 쏟아지며 팀 승리를 만들어냈다. 오재일은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 잃지 않고 안타를 쳐주니 기분 좋다. 경기전에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그 선수들이 기뻐하는 걸 보니 뿌듯했다"며 선배다운 소감도 전했다.
오재일은 "타격감은 내가 어떻게 할수 없는 거다. 열심히 준비할 뿐이다. 오늘 안타 2개가 나왔으니 내일은 더 잘 치지 않을까"라며 활짝 웃었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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