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0시즌 만에 다시 돌아온 자리, 낯설 수밖에 없다.
KIA 타이거즈 임기영(30)은 2023시즌을 불펜에서 출발했다. 윤영철(19)이 5선발로 낙점되면서 롱릴리프로 전업했다. 임기영이 불펜에서 시즌을 맞이한 것은 한화 이글스 시절이던 2014년이 마지막. 그해 시즌을 마친 뒤 송은범의 보상 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은 임기영은 상무를 거쳐 선발 보직을 맡아 활약했다.
긴 이닝을 책임지는 선발과 짧은 이닝에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하는 불펜 투수의 호흡엔 큰 차이가 있다. 임기영이 그간 팀 사정이나 부상 등을 이유로 몇 차례 불펜 등판한 경우를 고려하더라도 KIA에선 줄곧 선발 보직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올 시즌의 모습은 스스로 낯설 만하다. 그러나 마땅한 롱릴리프 자원이 없는 KIA 마운드의 상황을 고려할 때, 임기영은 가장 안정적으로 자리를 맡길 수 있는 투수이기도 하다.
아직까진 낯선 탓일까. 임기영은 초반 세 차례 등판에서 난조를 보였다. 지난 8일 광주 두산전 3이닝 2실점으로 첫 발을 뗀 그는 11일 광주 한화전에서 ⅔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13일 광주 한화전에선 2⅓이닝 1안타 1볼넷(1사구) 2탈삼진 2실점했다. 18일 부산 롯데전에선 팀이 5-4로 앞선 6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안타 무4사구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홀드를 따냈다.
19일 부산 롯데전에서도 임기영은 마운드에 올랐다. 5-0 리드 상황이던 6회말 2사 1루에서 선발 이의리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임기영은 한동희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7회말에도 다시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삭제했다. 1⅓이닝 1안타 무4사구 무실점. 비록 홀드는 챙기지 못했으나, 팀 5연패를 끊는 데 일조한 날이었다.
임기영은 시즌 첫 연투에 대해 "이틀 연속 던진 건 시즌 처음이었지만, 제구나 구위 모두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무엇보다 팀이 이기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보직 변경을 두고는 "팀에서 원하는 방향,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는 게 내 역할"이라며 "선발, 불펜을 떠나 내게 매일 주어지는 상황에서 팀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하고 있다"고 밝혔다.
KIA 김종국 감독은 향후 로테이션 상황에 맞춰 임기영을 선발로 활용할 구상도 갖고 있다. 선발 경험이 있는 임기영에겐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선발-불펜을 오가는 상황은 부담감도 생길 법하다. 하지만 임기영은 "팀이 원하는 역할을 하는 게 내 임무다. 주어진 상황에서 내가 던질 수 있는 최선의 공을 던지고 팀에 보탬이 되는 게 우선일 뿐, 보직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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