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에서 때로는 언쟁도 필요하다. 이 승리를 반전의 모멘텀으로 삼겠다."
최원권 대구FC 감독이 22일 대전과의 홈경기에서 절실한 승점 3점을 따낸 후 간절했던 승리 뒷이야기를 전했다.
대구는 지난 16일 K리그1 7라운드 홈경기에서 광주에 3대4로 석패했다. 0-3으로 밀리다 후반 3골을 따라붙는 기적같은 투혼을 보여줬지만 막판 상대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결국 패했다. 멀티골을 기록한 고재현이 눈물을 쏟을 만큼 원통한 경기였다. 22일 또다시 '대팍'에서 열린 8라운드 홈경기, 선두 울산을 꺾은 '기세등등' 대전의 파상공세에 맞서 대구 수비라인이 몸을 던졌다. '캡틴' 세징야의 페널티킥 골과 김진혁, 조진우, 홍정운 등의 육탄 수비, 골키퍼 최영은의 폭풍 선방에 힘입어 1대0 승리를 지켜냈다. 전북전 이후 3경기만에 승점 3점, 시즌 2승과 함께 11위에서 7위로 올라섰다.
최 감독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 '선수 미팅'을 소개했다. "광주전 끝나고 분위기가 안좋았다. 우리 팀에선 잘 일어나지 않는 일인데 경기 후 라커룸에서 선수들끼리 언쟁을 벌였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우리 선수들이 착하고 온순해서 싸우지 않는데, 이번엔 선수들이 작정하고 목소리를 냈다"고 했다. "2경기(서울, 광주전)에서 7골을 먹는다는 게 프로로서 있어선 안될 일인데 이 부분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대전전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같다"고 봤다. 그러면서 최 감독은 "나는 프로 무대에서 때론 다툼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표출하면서 서로 함께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는 공격 전술, 공수 전환 속도, 템포, 응원전 모든 면에서 끝까지 눈 뗄 수 없는 쫄깃쫄깃한 '꿀잼' 매치였다. K리그 공식 부가데이터업체 비프로11 매치리포트에 따르면 대구가 14개(유효슈팅 5개), 대전이 15개의 슈팅(유효슈팅 5개)을 쏘아올렸다. 최 감독은 "대전도, 대전 원정 팬분들도 멋지더라. 대전이 공격적으로 하고, 우리도 빠르게 역습하고,치고 받고, 막는 재미가 있는 경기였다"고 돌아봤다. "운도 따랐고, 무엇보다 우리 홈이니까. 팬 분들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전했다.
이날 대팍엔 '국민가수' 임영웅의 팬클럽 '영웅시대' 대구 지부 팬들을 비롯해 1만236명의 구름관중이 몰렸다. 대구 서포터들이 "위아 대구!(We Are Daegu!)"를 연호하는 가운데, 최전방부터 최후방, 이날 100경기를 맞은 '영건' 고재현부터 '베테랑' 이근호까지 11명의 투사들이 오직 승점 3점을 위해 똘똘 뭉쳤다. 후반 39분 교체 투입된 '38세 공격수' 이근호는 10분 남짓 짧은 시간 동안 드리블 돌파 1회, 크로스 1회, 키패스 2회를 기록하며 몸 사리지 않는 압박으로 공수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최 감독은 "무조건 쓸 수밖에 없는 선수"라고 했다. "이근호의 경기 데이터를 바셀루스, 세라토 등 새 브라질 공격수들에게 보여줬다. (이)근호가 스프린트를 2배는 더한다. '할 말 있으면 해보라'고 했다"면서 귀감이 되는 팀플레이어 이근호의 가치를 평가했다. 최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다 잘했다. 뺄 선수가 하나도 없다. 에드가가 2골만 더 넣었으면 좋았겠지만(웃음), 그래도 정말 다 잘했다. 선수들에게 너무도 고마웠다"며 마음을 전했다. "우리 대구엔 이런 힘이 있다. 무너질 것같은 위기에서도 반드시 다시 올라서는 힘이 있다"며 뿌듯함을 표했다.
최 감독은 승리의 기세를 계속 이어갈 의지도 분명히 했다. "올 시즌 K리그1 전력이 평준화 돼, 못이길 팀도 없지만 방심하면 어느 팀에라도 질 수 있다"면서 "흐름을 언제 타느냐가 중요하다. 연승을 하면서 흐름을 타야 한다. 대전전을 계기로 반전의 모멘텀을 만들자고 선수들과 약속했다"고 말했다.
대구는 26일 수원FC, 30일 수원 삼성과 원정 2연전을 치른다. 내달 5일 '어린이날', 선두 울산과의 홈경기도 예정돼 있다. 최 감독은 "수원 원정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간 후 '어린이날' 대팍의 어린이, 가족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해드리고 싶다"는 다짐을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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