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개막 후 최다인 7연승 불발이 '독'이 된 것일까. 디펜딩챔피언 울산 현대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최근 2경기 연속 무승이다.
대전하나시티즌에 올 시즌 첫 패전(1대2 패)의 멍에를 안은 울산은 22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동해안 더비'에서도 웃지 못했다. 2대2로 비겼다. 연패를 피한 것은 다행이다. 무승부에도 순도는 달랐다.
울산은 포항의 고영준에게 2골을 먼저 헌납했다. 설상가상 '캡틴' 정승현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패색이 짙었다. 두 골 차의 벽이 커 보였다. 하지만 울산은 기어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주민규와 바코가 연속골을 터트렸다. 울산의 힘이 새삼 느껴졌다.
현실은 또 다르다. 울산이 주춤하는 사이 선두 경쟁은 더 촘촘해졌다. 승점 19점으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바로 아래 사정권의 팀들이 늘어나고 있다. 포항에 이어 FC서울(이상 승점 16)도 승점 3점차로 따라붙었다. 현재 다득점에서 앞선 서울이 2위(16득점), 포항이 3위(13득점)에 위치해 있다.
영원한 것은 없다. 어느 팀이든 '춘하추동'이 있다. 강팀과 약팀의 차이는 하나다. 강팀은 '여름', 약팀은 '겨울'이 길다. 울산이 지난 시즌 17년 만의 K리그 우승컵에 입맞춤한 것도 '짧은 겨울' 때문이다. 지난 시즌 무승의 늪은 2경기를 넘지 않았다.
올 시즌 K리그1의 첫 주중 혈투가 기다리고 있다. 울산은 25일 오후 7시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9라운드를 치른다. 두 팀 모두 사흘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울산의 분위기는 일단 긍정적이다. 홍명보 감독은 "시즌 초반에 선수들이 이 정도로 잘 해줄지 몰랐다.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어렵고 까다로운 포항을 상대로 두 골을 따라잡은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순간적인 집중력 부족으로 실점을 내줬지만, 앞으로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바코도 "포항전에서 후반 경기력은 좋았다. 팀원들과 하나가 돼 두 골 차를 극복했다. 우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역전한 경우도 많고 따라붙을 힘이 있다. 좋은 팀이고 좋은 선수가 많다. 어떤 경기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변화는 필요해 보인다. 가용 자원의 운용 폭은 더 넓힐 필요가 있다. 바코가 좋은 예다. 힘겹게 출발한 그는 대전전에서 반전의 불씨를 지피더니 포항전에서 완전히 살아났다. 6연승을 달릴 때와 경기력은 분명 다르다. 발걸음이 무거워졌거나 상대에게 흐름을 읽힌 선수는 '또'가 아닌 '멈춤'의 '칼'을 들이대야 한다. 그래야 부상도 피할 수 있다. 제2, 제3의 바코가 계속해서 나와야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
인천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올 시즌 뚜껑이 열리기 전 '빅4'로 분류됐다. 현재 2승3무3패(승점 9)로 9위에 처져있지만 언제든지 치고 올라올 수 있는 저력이 있다. 울산은 2022시즌 인천을 상대로 3경기 연속 비긴 뒤 마지막 원정에서 3대0으로 승리하며 흐름을 돌려놓은 바 있다.
창단 후 처음으로 K리그 2연패를 노리는 울산의 시즌은 지금부터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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