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1일 광주 KIA전. 2점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9회말 첫 마무리 등판을 한 삼성 라이온즈 좌완 이승현.
최형우에게 02BS에서 패스트볼을 던지다 끝내기 3점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참담했던 그날 밤, 이승현은 장문의 문자를 받았다.
오승환 선배였다. '기억해야 될 경기와 잊어야 할 경기가 있다. 이승현 화이팅!'
이승현은 "그날 경기는 기억해야 할 경기였다"고 했다.
26일 대구 두산전에 두번째 세이브 기회가 왔다. 4연패에 1-0 승부. 더 부담스러웠지만 이겨냈다.
8회 2사 1루에 마운드에 오른 이승현은 첫 마무리 등판이던 지난 21일 KIA전 블론세이브 악몽을 이겨내고 4타자를 잡아내며 시즌 첫 세이브를 신고했다. 9회 김성윤의 호수비와 1,3루에서 강민호의 리드 등 도움 속에 끝내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힘들었는데 선배님들 좋은 말씀을 듣고 다시 생각해보니 위축될 필요 없더라고요. 좋은 모습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하고 임했습니다."
오승환을 대체하는 마무리 투수. 부담이 없을 수가 있을까.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죠. 어릴 적부터 시민야구장에서 승환 선배님을 보면서 야구를 했던 사람인데요. 솔직히 부담스러웠어요. 경험이 많으신 선배가 이런 말씀 해주셔서 감사하죠. 성윤 형도 그렇고, 모든 동료들이 하나가 돼서 제가 세이브 할 수 있었어요. 감독님께서는 마운드에 오셔서 그냥 '떨지말고 잘 하라고, 다음 공격도 있으니까 부담 갖지 말고 네 공 던지라'고 하셨어요. "
잊을 수 없는 감격의 첫 세이브. 하지만 이승현은 KIA 전 실패는 기억하고, 오늘의 세이브는 잊기로 했다.
"오늘 경기는 일단 상황이 힘들었다고 해도 이겼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 영향이 있을 지 모르니 기억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새 마무리 시대가 열렸다. 오승환 선배가 남긴 위대한 대기록에도 첫 걸음이 있었다. 이승현이 우상의 전폭적 응원 속에 그 첫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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