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깜짝 트레이드가 발표된 날, 삼성 라이온즈 이원석(37)은 한참 짐을 싸고 있었다.
이원석은 27일 오전 심창섭 운영팀장의 전화 한통을 받았다. 키움으로 트레이드 됐다는 깜짝 소식이 전해졌다.
삼성과 키움은 이날 이원석+신인 3라운드 지명권과 김태훈을 맞바꾸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7년간 정든 삼성을 갑작스레 떠나게 된 상황. 놀라움과 함께 삼성에서의 시간이 짧은 순간 주마등 처럼 스쳐 지나갔다. FA를 통해 2017년 푸른 유니폼을 입은 곳. 클러치 능력을 갖춘 내야수로 전성기를 구가한 팀이었다.
감상에 빠져 있을 틈이 없었다. 전날인 26일까지 4번타자로 두산전에 출전했던 그는 곧바로 짐을 싸서 키움-KT전이 열리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으로 서둘러 떠나야 했다.
이원석은 냉철한 프로페셔널이었다.
트레이드가 발표된 직후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갑자기 정든 삼성을 떠나게 돼 아쉽지만 프로선수들은 모두 감수해야 할 일이 아니냐"며 "그래도 저를 필요로 하고 선택해 주신 키움에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송성문의 부상 이탈로 3루수 공백이 있는 키움은 산전수전 다 겪은 이원석을 영입하면서 3루수와 함께 클러치 능력을 갖춘 중심타자를 확보하게 됐다. 올시즌 초반 주춤한 성적을 반등시키기 위한 승부수. 키움이 가장 필요로 한 순간 팀을 옮기게 된 셈이다.
이원석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만약 올해 제가 못했으면 키움이 저를 선택했겠느냐"며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키움히어로즈 고형욱 단장은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는 베테랑 내야수를 영입하게 돼 기쁘다. 이원석이 수비와 공격에서 중심을 잡아주며 팀에 큰 도움을 주리라 생각한다. 구단도 이원석이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높은 순위의 2024년 신인지명권을 확보한 만큼 팀의 미래를 이끌 유망주를 영입할 기회도 얻었다"고 말했다.
올시즌 삼성의 4번타자로 활약중인 이원석은 19경기에서 3할6푼2리의 타율에 1홈런 10타점을 기록중이다. 출루율 4할8푼6리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쉬움, 물론 있다. 절친 오재일은 물론 오승환 우규민 강민호 등 친한 형들과의 이별이 못내 아쉽다.
"짬을 내 형들한테 전화 드렸어요. 가게 됐다고…. 장난 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이별은 슬픈 일이다. 하지만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의 시작이다.
"키움은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이잖아요. 또 다른 분위기일 거란 생각입니다. (이)지영이 형도 있고, 학교 1년 선배이신 (임)창민이 형도 있으니 적응을 잘 해봐야죠."
롯데-두산-삼성-키움으로 이어진 4번째 팀. 부지런히 경부선을 타고 부산-서울-대구-서울을 오갔다. "이제는 마지막 팀이었으면 좋겠다"며 웃는 이원석은 팀을 옮길 때 마다 폭풍 성장을 하며 '보상선수→FA계약' 신화를 이룬 입지전적 인물이다.
광주동성고 졸업 후 2005년 2차 2라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원석은 2009년 홍성흔 보상선수로 두산으로 이적해 2016년까지 활약했다. 2017년 FA계약을 통해 삼성라이온즈로 이적했다. 지난 겨울 6~7㎏을 감량하는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풍부한 코너 내야수비 경험과 장타력을 겸비한 이원석은 프로통산 1705경기에 출전해 5136타수 1355안타 143홈런 763타점 2할6푼4리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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