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서튼 감독에게서 김성근 감독의 향기가...
야구가 잘 되면 이유가 있다. 롯데 자이언츠가 잘나가는 이유, 래리 서튼 감독의 '한국화'도 중요해 보인다.
롯데는 28일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승리하며 파죽의 7연승을 달렸다. 지난 2012년 이후 11년 만에 맛본 감격의 7연승이다.
나균안을 제외한 선발 투수들이 부진하지만, 팀은 계속 이기고 있다는 걸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달라진 서튼 감독의 용병술이 주요했다.
시작은 외국인 투수 스트레일리의 조기 강판이었다. 26일 5연승에 도전하는 한화 이글스전. 서튼 감독은 스트레일리를 3이닝만 기용하고, 그 뒤에 다른 선발 요원인 한현희를 붙였다. 연승을 이어가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현이었다.
그 속에는 여러 의미가 숨어있었다. 스트레일리는 올시즌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그 불안함을 한현희로 지웠다. 25일 경기가 비로 취소되자 묘수를 쓴 것이다. 두 사람을 '막' 쓴 것도 아니다. 한현희는 29일, 스트레일리는 30일 선발로 내정했다. 스트레일리 50구, 한현희 38구 투구를 했었다. 사이드피칭 개념으로 봐도 무방했다. 로테이션을 크게 흔드는 게 아니면서도, 팀 연승은 이어가고 선수들 기도 살렸다.
7연승 과정도 냉정했다. 서튼 감독은 스트레일리와 마찬가지로 올시즌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선발 반즈를 4회 만에 교체해버렸다. 2회 4점을 내고, 3회 2점 추격을 당하자 냉철한 판단을 했다. 반즈는 롯데의 에이스다. 에이스 투수 자존심을 살려주는 것도 감독의 몫이다. 승리 요건이 유지되고 있는데, 빼는 건 절대 쉬운 결정이 아니다. 이번 시즌 1승에 그치고 있는 반즈는 아쉬웠겠지만, 이 투수 교체를 발판으로 서튼 감독은 완벽한 불펜 야구를 하며 팀 승리를 이끌어냈다.
보통 외국인 감독들은 복잡한 용병술을 사용하지 않는다. '정공법'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선수를 믿고, 짜여진 각본대로 시즌을 운영한다. 편견 없이 선수를 보고, 이름값에 기대지 않는 특성도 있다. 서튼 감독, 한화 이글스 수베로 감독이 비슷하다.
그런데 서튼 감독이 올시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에서 선수 생활도 했고, 감독 경력도 늘어가며 '한국화'가 돼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동안 이렇게 선발 투수를 '쪼개서' 사용한 적은 없었다. 선수층이 얇고, 벤치 개입이 필요한 KBO 리그의 특성을 간파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7연승을 내달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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