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완전 임창용 선배 전성기 공인데."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예능이지만 KBO 레전드들이 결코 대충 플레이하지 않아 야구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1일 방송분에는 이번 시즌 두 번째 경기 SSG 랜더스 2군과의 경기 장면이 전파를 탔다. KT 위즈를 격파하며 기세를 올린 최강야구팀은 SSG 2군에 일격을 당했다.
SSG 투수진이 강했다. 아무리 대단한 선수들이었다 하더라도, 은퇴한 시점에서 현역 젊은 선수들이 150km 가까운 강속구를 뿌려대니 공략이 쉽지 않았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가 있었다. 4회 두 번째 투수로 등장한 류현곤. 등번호는 어색한 06번으로 키 1m78, 몸무게 78kg으로 프로 선수 치고는 크지 않은 체구. 상대하는 레전드들도, TV로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본 적이 없는 선수라 어떤 공을 던질 지 궁금했는데 연습 투구 한 방에 모든 시선을 사로 잡았다.
류현곤은 사이드암 스로로 150km에 가까운 강속구를 뿌렸다. 저 체구로, 어떻게 저런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을까 궁금할 정도의 위력적인 공이었다. 단순히 빠르기만 한 게 아니었다. 공이 뱀처럼 꿈틀꿈틀 휘어 들어갔다. 레전드들 입에서 "임창용이다"라는 말이 절로 터져나왔다. 직구 뿐 아니라 슬라이더의 위력도 상당했다. 1이닝을 가볍게 지워버렸다.
어떤 선수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올해 신인으로 신인드래프트 8라운드에 지명됐다. 사실 프로팀이 8라운드 지명 선수들은 기대치가 떨어지는 게 냉정한 현실이다. 특별한 강점이 있는 선수를 '로또'가 터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뽑는 순번으로 보면 된다. 보통 신인 선수를 뽑을 때 고교 시절 성적도 중요하지만, 피지컬이나 발전 가능성을 더 높게 평가한다.
류현곤은 고교 시절 감동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알렸었다. 지난해 황금사자기에서 약체 청담고 돌풍을 이끌며 팀을 준우승에 올려놨다. 경남고와의 결승에서 6이닝 동안 무려 11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등 혼신의 힘을 다했다. 하지만 결승전 투구수 제한으로 물러난 뒤 팀의 역전승을 지켜보며 울어야 했다. 그래도 이 대회를 통해 야구계에 강인한 인상을 심어줬다.
문제는 140km가 되지 않는 구속이었다. 위에서 언급했듯 체구가 크지 않아 구속이 크게 상승할 여지도 없어 보였다. 때문에 8라운드까지 밀렸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SSG가 그의 가능성을 놓치지 않았다. 제구와 경기 운영이 좋은만큼, 철저한 트레이닝으로 구속만 상승시키면 충분히 프로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SSG 관계자는 "입단 후 몸을 만드는 훈련을 중점적으로 했다. 바이오 메카닉 프로그램을 통해 어디에서 힘을 써야하는지 연구했고, 드라이브 라인 프로그램을 통해 선수가 실제 힘을 제대로 써 강하게 공을 던질 수 있게 훈련했다. 그렇게 하다보니 점차 강한 공을 뿌릴 수 있게 됐다"고 말하며 "제구력, 커맨드만 조금 좋아지면 충분히 1군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구속을 늘리는 과정에서 제구가 흔들리는 건데, 워낙 제구가 좋았던 선수이기에 금방 적응할 것이라고 본다. 주무기인 슬라이더 외에도 체인지업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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