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이나 대중가요를 이용해 치매를 진단하는 평가도구와 이를 구현하는 장치가 국내 병원 예술치료팀에 의해 개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명지병원 예술치유센터 이소영 교수팀(신경과 정영희 교수, 주지은 음악치료사)은 아리랑과 소고, 대중가요 등 우리 문화적 특성이 반영된 음악치료 분야에서의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진단평가 도구(Music-Based Examination of Mental State, 이하 MBEMS)'를 연구·개발했다.
이 연구 결과는 '경도인지장애, 치매환자의 음악치료 진단평가 도구 개발을 위한 예비연구'라는 제목으로 KCI급 학술지 연극예술치료연구 제16호에 게재됐다.
지금까지 음악을 통한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진단평가는 대체로 외국 프로그램을 번역해 사용해왔다. 하지만 아리랑이나 소고, 대중가요 등 우리 문화적 요소들이 대거 반영된 MBEMS 검사 개발로 국내 노인들의 정서적 특성을 반영한 검사를 할 수 있게 됐다.
MBEMS 검사는 10분간 총 14개 항목의 행동검사를 통해 인지기능을 평가한다. 세부 검사항목으로는 크게 '리듬치기'와 '노래 부르기', '복합과제' 등으로 구성됐다.
'리듬치기'는 집중주의력과 계산력을, 노래를 외워 부르는 '노래 부르기'를 통해서는 장기기억력을 파악한다. 두 가지 행동을 동시에 시행하는 '복합과제'는 분리주의력, 분별능력, 전두엽 집행능력, 색인지 등 다각적인 인지기능을 평가하도록 설계됐다.
이 교수팀은 MBEMS 검사의 효용성을 검증하기 위해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환자 49명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가장 널리 활용중인 한국판 간이 정신상태 검사도구인 K-MMSE-2와 비교연구도 시행했다.
그 결과 MBEMS 검사를 통해 경도 인지장애부터 중등도 이상까지 심화 정도를 구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K-MMSE-2와 중간 수준의 공존타당도와 높은 문항 신뢰도를 보이며, 경도인지장애와 치매 환자를 위한 음악치료 진단평가 도구로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나아가 이 교수팀은 하나의 장비로 MBEMS 검사를 구현할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와 치매를 진단하기 위한 음악 진단평가 장치(Music-Based Examination of Mental State for mild cognitive impairment and dementia)'도 개발해 특허 출원했다.
이 장치는 리듬치기를 위해 손바닥 터치를 감지하는 '리듬부'와 북채를 두드리는 '소고부', 빨강·초록·파란색의 '공명 실로폰부', 노래부르기용 마이크 등 MBEMS 검사에 필요한 장비가 모두 구비돼 있어 원스톱으로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정도를 판별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이소영 교수는 "음악치료가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환자에게 효과적임에도 불구하고 진단평가 도구 개발에 대한 국내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었다"며, "우리 문화적 특성이 담긴 독자적인 진단평가 도구 개발과 이를 검사할 수 있는 장치의 특허 출원을 통해 치매 조기발견과 치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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