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동심파괴를 막은 건 돔구장 뿐이었다.
전국 5개 구장에서 펼쳐질 예정이었던 어린이날 시리즈는 고척스카이돔(이하 고척돔)에서만 유일하게 진행됐다. 잠실, 대전, 창원, 부산에서 예정됐던 나머지 경기는 5~6일 전국에 몰아친 거센 비에 막혀 개최되지 못했다. 1만7000여석의 고척돔에서만 함성이 메아리 쳤다. 소위 대목으로 꼽히는 어린이날 시리즈 무산에 홈 경기 개최를 통한 흥행을 기대했던 각 구단의 표정은 울상이다.
2015년 개장한 고척돔엔 '반쪽짜리 돔구장'이란 달갑잖은 꼬리표가 붙어 있다. 부족한 공간에 돔을 우겨넣으면서 동선과 관람 시야, 좌석배치 등 갖가지 문제가 드러났다. 접근성, 야구장 내 편의시설 미비 등 야구단 홀로 감당하기 힘든 문제들도 여전하다. 이럼에도 날씨 영향 없이 항상 쾌적한 환경에서 훈련, 경기가 이뤄질 수 있고, 야구가 없는 날엔 콘서트 등 각종 행사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럼에도 고척돔의 뒤를 이을 또 다른 돔구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동안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던 건 아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자되는 돔구장이 효율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선 야구 뿐만 아니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장성이 담보돼야 하고, 결국 수도권 건립이 그나마 현실적이라는 데 시선이 모여 있다. 비수도권에서 돔구장 건립이 그나마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부산은 한때 정치권을 중심으로 북항 재개발과 묶인 돔구장 건립 가능성이 떠오르기도 했으나, 결국 사직구장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잡았다.
SSG 랜더스의 모기업인 신세계그룹이 추진 중인 청라돔(가칭)은 이런 갈증을 풀어줄 곳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청라와 함께 건설될 청라돔은 최소 2만석 이상의 관중 수용 규모로 야구와 공연이 모두 가능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SSG 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전면에 서서 청라돔 건설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가운데, 인허가 문제도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대로 공사가 이뤄진다면, SSG 랜더스는 오는 2028시즌 개막전을 청라돔에서 치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청라돔과 같은 시기 잠실구장도 새 모습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당초 서울시는 잠실 마이스 사업을 위한 잠실운동장 리모델링 사업 중 잠실구장 부지에 개방형 야구장을 짓기로 했으나, 국제 대회 유치와 악천후 대비 등 야구계의 건의를 받아들여 돔구장 신축을 수용했다. 관련 행정절차가 잘 마무리된다면 내년부터 착공이 예상된다.
고척돔은 '완벽'이란 수식어를 붙이긴 어렵지만, 적어도 돔구장이 왜 필요한지는 충분히 증명해냈다. 곧 만나게 될 '진짜 돔'을 향한 기대감은 그래서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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