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아무리 빠른 공이어도 제구가 안되면 대포알 아닌 물풍선.
한화 이글스 팬들은 13일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기대가 컸을 것이다. 모처럼 만에 3연승. 4연승 도전 경기 선발이 문동주였다. 상대는 신인 송영진. 최근 기세와 선발투수 무게감을 봤을 때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을 것이다.
하지만 문동주가 처참하게 무너졌다. 2⅓이닝 7안타 3볼넷 2사구 7실점. 타선이 1회 3점을 내주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줬지만, 문동주가 3회에만 5실점하는 등 무너지자 손 쓸 방법이 없었다. 이번 시즌 최악의 투구였다.
3회가 결정적이었다. 선두 최 정의 사구 포함, 사구 2개와 볼넷 2개 그리고 안타 3개를 허용했다. 경기 시작부터 스트라이크를 집어넣는 데 애를 먹는 모습이었는데, 3회는 제구가 완전히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손을 떠날 때부터 볼이고, 타자들 몸쪽으로 공이 위험하게 날아들었다.
그러니 타자들은 문동주의 컨디션을 간파하고,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올 빠른 공만 노리면 됐다. 김성현의 내야 안타를 보면, 154km의 빠른 직구를 완벽한 타이밍에 받아친다. 결정적 2타점 2루타를 친 최지훈 역시 제구가 안된 커브를 골라내고, 2구째 154km 직구를 노려쳤다.
문동주는 이번 시즌 한화의 최고 히트상품이자 야구팬들이 가장 주목하는 기대주다. KBO 역사에 처음으로 160km 대포알 강속구를 뿌렸다. 지난 시즌에는 그저 빠른 공만 던지는 신인으로 부각됐다면, 이번 시즌은 선발투수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기복이 있다. 올시즌 '퐁당퐁당'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직전 KT 위즈전 5이닝 1실점 호투의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SSG전에서 무너졌다. 4월18일 두산 베어스전 5⅔이닝 무실점으로 잘던지더니, 그 다음 NC 다이노스전에는 6이닝 4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결국 관건은 제구다. 빠른 공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선발투수로서의 입지를 더 넓혀가려면 제구 기복을 줄여야 한다. SSG전같은 경기가 다시 나온다면, 벤치나 팬들이 믿고 보는 '필승카'드가 되기 힘들다. 아무리 공이 빨라도, 제구가 안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게 야구 종목의 특성이다. 강속구 투수와 제구의 엇갈림은 영원한 숙제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제구력까지 완벽하게 갖추기 힘들다. 그 중간 지점을 잘 찾아야 한다.
물론 어린 투수에게 부담도 됐을 것이다. 팀이 4연승 도전이었고, 이틀 전 바뀐 새 감독 앞에서의 첫 투구였다. 하필 주말 경기라 관중도 매진이었다. 여러모로 떨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게 이럴 때 노출된다. 실망하지 말고 성장통으로 여기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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