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경기에 대한 메시지도 있다."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맞붙은 지난 16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한화는 0-1로 지고 있던 8회말 정은원의 적시타로 1-1 균형을 맞췄다.
9회초 한화는 마무리투수 박상원을 올렸다. 박상원은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한동희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끝냈다.
위기를 넘기면서 승부는 연장 10회로 향했다. 10회초 한화는 강재민을 올렸다. 그러나 롯데 노진혁의 투런 홈런이 터지면서 승부가 갈렸다.
경기는 패배는 했지만, 이날 경기에서 선수 기용은 앞으로 한화가 가고 싶어하는 방향을 엿보게 했다.
한화는 지난 11일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경질하고 최원호 퓨처스 감독을 새로운 1군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에게는 올 시즌 '이기는 팀을 만들기 위한 셋업'이라는 목표가 주어졌다.
'셋업 단계'에서 큰 토대는 확실한 보직 고정, 그리고 무분별한 수비 시프트 대신 투수진이 납득할 수 있는 수비였다.
16일 경기는 한화가 '필승조 세팅'을 내건 이유를 설명해준 순간이었다. 최 감독은 선임 당시 "대체불가 선수와 컨디션 좋은 선수가 라인업에 들어가고 주전과 백업의 경계를 정하도록 할 예정이다. 투수는 최소한 마무리투수 포함 필승조 개념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17일 경기를 앞두고 전날 경기의 투수 기용을 돌아봤다. 최 감독은 "9회에는 원래 주현상이 준비했다. 그러다가 동점이 되면서 박상원으로 바꿨다. 동점이 됐으니 우리도 쏟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타선이 안 좋기는 했지만, (롯데 선발 투수) 반즈의 공이 좋았던 것도 있다"라며 "필승조가 필요한 이유는 선수들에 대한 무언의 메시지도 있다. 가령 2점 차 지고 있을 때 필승조를 올리면 '아 지금을 승부처라고 생각하나보다'라는 표현이 될 수 있다. 선이 없으면 누가 중요한 상황에서 누가 나오는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10회 강재민 투입에 대해서는 "상대 2~4번 타자에 걸리면 김서현을 넣으려고 했다. 한동희와 렉스를 상대로 강재민이 좋지 않았는데 굳이 붙어 있는데 넣을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박상원이 9회 많은 타자를 상대해서 한동희와 렉스 타선을 지나갔다. 그래서 강재민을 먼저 넣었는데 홈런을 맞았다"고 이야기했다.
17일 경기도 1-1로 맞선 채로 경기가 진행되면서 연장으로 흘러갔다. 한화는 선발 리카르도 산체스가 5이닝을 소화한 뒤 정우람-김서현-김범수-한승주-윤대경으로 남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10회말 끝내기 승리를 잡았다.
최 감독은 "어제 등판하지 않은 투수들로 경기를 이끌어야 했다"라며 "우리 불펜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주면서 승리를 이끌어줬다"고 미소를 지었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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