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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잘 걷지도 못하던 선수가 연장 10회말 대타로 나와 동점의 발판을 만든 2루타를 때려냈다. 전력 질주와 망설임 없는 슬라이딩이 만들어 낸 결과다.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 2-2로 팽팽하게 맞서며 9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한 경기가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10회초 삼성이 1점을 먼저 달아났다.
9회부터 등판한 삼성의 마무리 오승환이 10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두산 벤치가 포수 안승한 타석에서 대타를 냈다. 그 순간, 두산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대타로 나온 타자가 양의지였기 때문이다.
양의지는 24일 삼성전 1회말 홈 쇄도 과정에서 포수 김태군의 다리에 걸려 오른쪽 정강이를 다쳤다. 단순 타박상으로 판단한 양의지는 2회초에도 포수 마스크를 썼지만, 부상 부위의 통증이 생각보다 심했다. 결국 양의지는 장승현과 교체됐다.
25일 경기를 앞두고 양의지는 오른쪽 발목과 정강이에 붕대를 칭칭 감은 채 타격 훈련과 가벼운 러닝을 소화했다. 표정은 어둡지 않았지만, 걷는 모습이 여전히 부자연스러웠다. 이승엽 감독도 경기 전 인터뷰에서 "정강이 바깥쪽 부분이 많이 부은 상태라 양의지의 오늘 경기 출전이 불가능하다"며 아쉬워했다.
10회말 대타로 나선 양의지의 모습에 모두가 놀란 이유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오승환의 2구째 직구를 잡아당긴 양의지의 타구가 좌측 파울라인 안쪽 외야 펜스 앞까지 날아갔다. 양의지의 뛰는 모습은 상당히 부자연스러웠지만 꽤 빨랐다. 2루까지 가야 한다는 타자의 본능이 아픈 것도 잊게 했다.
게다가 양의지가 2루 베이스에 슬라이딩 하는 순간, 다친 오른쪽 정강이 부위가 왼쪽 허벅지에 눌리며 땅을 쓸었다. 2루심의 세이프 판정을 확인한 양의지는 벤치를 향해 사인을 냈다. 대주자 박계범과 교체된 양의지는 곧바로 치료를 받기 위해 라커룸으로 향했다.
아픈 다리로 만들어 낸 2루타를 베테랑 동료들이 값지게 사용했다. 10회말 정수빈이 스퀴즈 번트로 동점을 뽑아냈다. 11회말에는 김재호가 끝내기 안타를 쳤다.
삼성과의 3연전을 2승1패로 마친 두산은 단독 4위로 올라섰다. 승부욕으로 고통을 다스린 안방마님 양의지의 투혼도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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