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가 올시즌 1위를 달릴 수 있었던 이유중 하나는 제2의 필승조다.
함덕주 박명근 유영찬 등으로 필승조를 만들어 고우석 정우영 이정용 등 기존 필승조가 부상과 부진으로 제 역할을 못했을 때 뒷문을 튼튼하게 막아냈다. 염경엽 감독이 아시안게임 때 고우석 정우영 등이 빠져나갈 것을 대비해 일찍 대체 필승조를 만든 것이 5월에 빛을 발했다.
여기에 또 한명의 필승조 후보가 있다. 바로 이상규다. LG 팬들이라면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2020시즌 고우석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임시 마무리로 나섰던 인물. 당시 최고 151㎞의 빠른 공을 뿌려 세간에 화제가 됐고, 그 빠른 공으로 마무리로 나섰다. 5월에 12경기에 등판해 2승4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46으로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6월엔 5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16.20으로 부진을 보였고, 나중엔 추격조로 나섰지만 2군으로 내려갔다. 이후 1군에서 잘 볼 수 없었다.
올시즌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피칭을 하면서 염 감독이 메이저 투어에 그를 올렸다. 1군 코칭스태프가 2군 선수들을 잘 볼 수 없어 잘 보지 못했던 선수 중에 좋은 기량을 보이면 1군에 불러 함께 훈련하면서 기량을 테스트 해보는 것.
이상규는 지난 17일 메이저 투어로 1군에 올라와 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앞에서 불펜 피칭을 했다. 이때 염 감독은 "메카닉이 괜찮고 제구력도 안정적으로 보인다"며 1군에 올려서 써볼 생각을 밝혔다. 그리고 이정용이 어깨 통증으로 빠지면서 그 자리를 이상규가 메우게 된 것.
이상규는 20일 잠실 한화전서 1-1 동점이던 12회초 마지막 투수로 올라와 1안타 무실점으로 잘 막아냈고, 23일 SSG전서도 1이닝 2안타 무실점, 27일 광주 KIA전서 1⅓이닝 무안타 2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3경기, 3⅓이닝 동안 3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순항 중.
염 감독은 "갖고 있는 구종 투심, 포크볼이 존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고 승부하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면서 "제구력이 좀 더 좋아져야 하는데 던지는 메카닉을 보면 커맨드도 좋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어 "1군에 와서 포크볼을 조금 수정했다. 커브가 좋아지면 훨씬 좋아질 수 있다"라고 했다.
구속은 예전에 비해 조금 떨어졌다. 하지만 염 감독은 게의치 않는 모습. "지금 최고 147∼148㎞ 정도 던지고 평균은 143㎞ 정도다"라는 염 감독은 "커맨드가 되면 예전처럼 빠른 구속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충분히 승리조로 올라 올 수 있다. 평균 구속이 145㎞ 정도만 되면 된다"라고 구속이 굳이 빠를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상규가 조금 더 성장을 해 승리조가 된다면 LG로선 풍부한 필승조를 활용해 여유있는 불펜 운영을 할 수 있게 된다. 불펜진을 모두 필승조로 채울 수 있을까. 좋은 자원이 많은 LG의 행복한 꿈이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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