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정후가 살아나니 이정후 다음 타자가 문제네…"
사령탑의 걱정을 듣기라도 한 걸까. 키움 히어로즈 러셀의 맹타가 홈팬들을 즐겁게 했다.
키움은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장단 17안타를 터뜨리며 10대0 완승을 거뒀다.
전날 연장 12회, 267분의 혈투를 치른 두 팀이다. 특히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43개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는 키움으로선 전날 놓친 경기가 아팠다. 김수환의 동점 투런포가 터지면서 무승부로 마친게 다행이긴 하지만, 아쉬움이 더 컸다.
이날 경기 전까지 러셀은 5월 타율 2할5푼 OPS(출루율+장타율) 0.677, 6월 타율 2할1푼1리 OPS 0.529로 부진의 늪에 빠져있었다. 전날 경기에서도 이정후는 3안타 3볼넷으로 퍼펙트 출루를 달성한 반면, 러셀은 4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부진했다.
키움 선발진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회수는 리그 전체 1위(34회)였다. 리그 최고의 선발진을 갖추고도 러셀로 대표되는 약한 타선 때문에 하위권을 맴도는 상황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9회초 2사 1,2루에서 이정후를 볼넷으로 내보내는 걸 봐라. 이정후와 러셀의 상태에 대해 상대팀에서도 분명히 파악하고 있지 않나"라면서도 "러셀 본인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분명히 좋아질 거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감독의 말을 듣기라도 한듯, 이날 러셀의 기세는 남달랐다. 키움은 1회말부터 LG 선발 김윤식을 상대로 김준완 김혜성 이정후 러셀의 4연속 안타를 몰아치며 3득점, 기선을 제압했다.
러셀의 방망이는 쉽게 식지 않았다. 3회에도 유격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때렸고, 4회에는 7점째를 올리는 적시타를 쳤다. 6회에도 또 안타를 치며 만루 기회를 이어갔고, 키움은 추가 3득점을 했다. 전날과 정반대로 4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러셀은 2016년 시카고 컵스 시절 '염소의 저주'를 깨고 컵스의 108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이후 KBO리그 첫해였던 2020년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지만, 3년만에 돌아온 올해 공수에서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며 키움 타선의 한 축을 맡고 있다.
특히 러셀은 박병호 이적 이후 4번타자가 마땅치 않은 팀 사정상 4번까지 맡고 있다. 러셀이야말로 올해 키움의 성적을 결정할 키플레이어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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