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이 극심한 경영난으로 개원 82년 만에 폐원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소속 교수들이 강력 반발을 하고 있다.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이하 교수협)는 12일 오전 서울백병원 하연관 9층 강당에서 폐원 결정 철회 기자회견을 열었다.
교수협은 "지난 5월 31일 서울백병원 경영정상화 TFT에서 서울백병원 폐원 안을 법인 이사회에 상정하겠다고 결정한 이후 서울백병원 교직원들은 6월 2일 병원장으로부터 메일 하나 받은 게 전부였다"며 일방적인 결정을 지적했다.
또한 "서울백병원 폐원 철회를 위해 병원장 본인이 무슨 노력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폐원 철회를 위해 서울백병원 교직원들이 합력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달라는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만 17년 동안 서울백병원에서 근무한 교수협의회장 조영규 교수는 "근무를 시작한 이후, 서울백병원은 계속 적자였고, 법인은 줄곧 서울백병원 교직원들에게 책임을 물었고, 끊임없이 인력감축을 요구했다"면서 "모태 병원인 서울백병원이 없었으면 법인도, 다른 형제 병원들도 없었을 텐데, 왜 이렇게 서울백병원 교직원들에게만 책임을 묻는지 의문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서울백병원의 중흥기에 얻은 이익과 자산은 서울백병원에 재투자되지 않고, 형제 병원의 건립과 법인의 운영을 위해 사용되었다"면서 "서울백병원 교직원들은 과거 법인의 결정으로 인한 피해자"라며 교직원들의 공로 인정과 적절한 예우를 요구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레지던트 수련병원 포기 ▲병원 경영에 도움 되는 의료진 선호 ▲고용 승계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는 언급도 있었다.
교수협은 "그동안 법인에서는 지속적으로 레지던트 수련병원 포기를 요구해왔지만 이를 수용한 병원장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면서 "그런데 현 병원장은 법인의 요구로 마지못해 한 것인지, 자신의 소신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교수 대부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레지던트 수련을 포기했다. 그리고 지역 응급의료 센터를 포기하고, 대규모 인력감축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또한 교수협은 "형제 병원들에는 서울백병원 교수 중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뽑아 가라고 지시가 내려졌다"며 "당연히 병원 경영에 도움이 되는 교수들을 형제 병원들은 원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뇌를 보는 신경외과 교수가 3명 있었는데 형제 병원에서 모두 데리고 가서 서울백병원에는 신경외과 교수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교수협은 법인의 교직원 전원 고용 승계 주장도 꼬집었다.
조영규 교수협회장은 "생활권이 같은 수도권 내 상계백병원과 일산백병원도 최근 경영 악화를 겪고 있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서울백병원 교직원까지 떠안게 되면 연쇄적인 경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수협이 밝힌 지난 4월 의료이익에 따르면 서울백병원이 10억원 적자였는데, 상계백병원은 17억 적자, 일산백병원은 10억 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그나마 여유가 있는 곳은 부산 지역 병원들인데, 생활권이 다른 부산 지역으로의 전환배치를 서울백병원 교직원 중 몇 명이나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라며 "교직원 동의 없이 생활권이 다른 부산 지역 병원으로 전출 보내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교직원 탄압 행위"라고 지적했다.
교수협은 "폐원 안을 이사회에 상정하겠다는 TFT 결정을 취하하고, 서울백병원 회생과 발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교직원들과 대화할 것을 법인에 요구한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 중구의 유일한 대학병원인 서울백병원은 지난 20년간 누적 적자가 1700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백병원은 오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경영정상화TF에서 결정한 폐원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폐원안이 통과되면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으로 처음 개원한 서울백병원은 82년 만에 문을 닫게 된다.
인제학원은 서울백병원 외에도 상계·일산·부산·해운대병원을 운영 중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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