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KBO 출신 최초의 사이영상 투수가 탄생할 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인공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34)다. 켈리는 2015~2018년, SK 와이번스에서 4년을 활약했다. 통산 48승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한 그는 2019년 애리조나와 2년 550만달러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이후 성장세를 거듭하며 작년 4월 초 2년 1800만달러에 연장계약을 했다.
켈리는 현재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20일(한국시각) 현재 15경기에서 90이닝을 던져 9승3패, 평균자책점 2.90, 96탈삼진, WHIP 1.07, 피안타율 0.194를 기록 중이다.
NL 다승 단독 선두, 평균자책점 4위, 투구이닝 6위, 탈삼진 공동 7위, 피안타율 2위, WHIP 3위에 올랐다. 투수 타이틀 주요 부문에 걸쳐 최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켈리는 ESPN의 사이영상 예측치(CYP·Cy Young Predictor)에서 내로라하는 에이스들을 제치고 1위에 랭크됐다. 켈리는 CYP 89.0점으로 동료인 잭 갈렌(85.1점)을 제치고 내셔널리그(NL) 최다점을 부여받았다.
CYP는 세이버메트릭스의 창시자인 빌 제임스와 야구 칼럼니스트 롭 나이어 기자가 고안한 사이영상 예측 시스템으로 투구이닝, 자책점, 탈삼진, 완봉승, 승패, 세이브, 팀 순위 등을 변수로 넣어 산출하는 포인트다. 기록에서 나타나 듯 켈리의 경우 모든 변수에서 정상급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NL 평균자책점 1위인 시카고 컵스 마커스 스트로먼은 CYP는 73.4점으로 4위인데, 켈리와 비교해 탈삼진과 팀 순위에서 뒤진다. 그의 78탈삼진은 NL 20위고, 컵스는 34승38패로 NL 중부지구 4위에 처져 있다. 애리조나는 이날 현재 44승29패로 NL 서부지구 단독 1위를 질주 중이다. 지구 1위에게 12점이 부여되는 팀 순위 변수를 제외하더라도 켈리는 77.0점으로 스트로먼에 앞선다.
또한 CYP 84.5점으로 3위인 신시내티 레즈 마무리 알렉시스 디아즈도 NL 중부지구 1위인 팀 순위 보너스를 빼면 72.5점으로 떨어진다.
물론 지금 BBWAA의 투표가 이뤄진다면 켈리가 사이영상을 차지할 확률은 크게 떨어진다. 왜냐하면 요즘 사이영상 평가에서 다승은 평균자책점, 투구이닝, 탈삼진, WHIP보다 후순위로 밀리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켈리가 전반기 막판 페이스를 후반기에도 이어간다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로 꼽힐 수 있다.
20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서 7이닝 3안타 1실점의 호투로 최근 8연승 및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올린 켈리는 팀내에서도 갈렌을 제치고 다승과 평균자책점 1위다. 갈렌의 경우 지난 4월 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6회부터 27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까지 28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이며 주목받았으나, 이후 들쭉날쭉한 페이스가 이어지고 있다.
아메리칸리그(AL)에서는 탬파베이 레이스 좌완 에이스 셰인 맥클라나한이 CYP 112.7점으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텍사스 레인저스 네이선 이발디(93.7점)에 19.0포인트 앞서 있다. 맥클라나한은 AL 다승(11승1패), 평균자책점(2.12) 1위를 질주 중이고, 탬파베이도 시즌 내내 AL 동부지구 1위를 지키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