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양팀을 대표하는 에이스간의 숨막히는 투수전이었다. 승부는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에야 갈렸다.
롯데 자이언츠는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즌 7차전에서 9회초 터진 박승욱의 역전 적시타를 앞세워 2대1로 승리했다.이로써 롯데는 앞서 KT 위즈전 시리즈 스윕의 충격에서 탈출했다. LG는 켈리의 호투를 위안으로 삼는 한편, 8회초 롯데 황성빈에게 진루권이 부여된 상황에 아쉬움이 남게 됐다.
'안경에이스' 박세웅과 '장발에이스' 켈리의 맞대결. 양 팀을 대표하는 간판 투수들의 정면승부였다.
상황도 공히 절박했다. 박세웅은 거듭된 연패로 인한 부담감을 지고 있었다. 켈리는 앞서 LG가 2경기 연속 연장전을 치름에 따라 불펜의 피로가 가중된 상황을 이겨내야하는 사명감이 있었다.
기세는 박세웅이 한수 위였다. 박세웅은 6회말까지 단 63구만을 던지며 LG 타선을 사사구 없이 단 1안타로 꽁꽁 묶었다.
1, 2회를 삼자범퇴로 마쳤다. 3회 문성주에게 허용한 안타가 유일한 출루였지만, 포수 유강남이 문성주의 2루 도루를 저지했다. 4, 5, 6회는 줄줄이 삼자범퇴였다. 롯데의 중심 선수답게 매 이닝이 끝날 때마다 더그아웃 앞에서 들어오는 야수들을 맞이하며 분위기를 돋우는 리더십도 돋보였다.
켈리도 6회말까지 4피안타를 허용했지만, 모두 산발에 그쳤다. 큰 위기감 없이 6회까지 투구수 82구로 끊어내며 0의 행진을 이어갔다.
1회는 삼자범퇴. 2회와 3회, 1사 후 안치홍과 김민석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후속타를 잘 끊었다. 4회와 6회, 안치홍과 렉스가 2사 후 안타 하나씩을 쳤지만 역시 점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롯데는 LG에게 선취점을 내줬다. 박세웅은 7회말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좌전안타, 1사 후 김현수에게 중전안타를 내주며 1사 1,3루, 이날 첫 위기를 맞이했다.
이어진 오스틴의 2루 땅볼 때 롯데 내야진의 병살 연계가 조금 늦었다. 오스틴은 1루로 전력질주,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를 만들어냈다.
비디오판독을 거쳤지만, 워낙 동타임이라 원심이 유지됐다. 세이프가 선언되자 오스틴은 뜨겁게 포효했다.
하지만 롯데도 곧바로 반격에 성공했다. 달라진 롯데의 디테일이 돋보였다.
8회초 선두타자 유강남이 안타로 출루했고, 대주자 황성빈이 투입됐다. 다음 타자 김민석은 깔끔한 번트.
이때 2루 베이스를 돌던 황성빈이 LG 유격수 오지환과 충돌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이 즉각 그라운드로 나서 주루방해를 어필했다.
오지환이 주로를 가로막았다기보단 충돌당한 입장에 가까웠다. 하지만 황성빈은 3루가 빈 것을 보고 내달리려던 상황. 주심은 그 충돌이 없었다면 황성빈이 3루에 세이프된다고 판단하고 진루권을 인정했다. 이번엔 염경엽 LG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롯데는 이어진 1사 3루에서 고승민의 희생플라이로 1-1 동점을 이뤘다. 켈리는 8회까지 최고 151㎞ 직구를 앞세워 113구를 투구, 8이닝 1실점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박세웅은 8회마저 삼자범퇴 처리, 단 92구로 8이닝을 마무리지었다.
LG는 9회초 마무리 고우석을 투입했지만, 고우석은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날 양팀을 통틀어 처음 나온 사사구였다. 이어진 안치홍의 안타로 무사 1,3루.
고우석은 이학주를 삼진 처리했지만, 박승욱에게 좌익선상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승패를 가른 한방이었다. 고우석은 황성빈 김민석을 연속 삼진 처리했지만 아쉬움을 삼켰다.
롯데는 마무리 김원중이 9회말을 실점없이 틀어막으며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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