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하늘은 먹구름이 잔뜩 끼었지만, 그 뿐이었다. 이날 전국에 호우 예비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광주-전남 지역에도 오전에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하지만 낮부터 빗줄기가 잦아들었고, 경기 시작 3시간여 전엔 하늘만 흐릴 뿐 한 여름 기온을 되찾았다. 홈팀 KIA 관계자들은 대형 방수포를 걷고 경기 준비를 시작했다.
KIA는 내심 '휴식'을 바랐던 날이었다. 27일 키움전에서 7회 강우콜드패한 KIA는 28일 키움과 연장 11회 접전을 펼치면서 8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으나 또 다시 패배를 맛봤다. 대체 선발 후보였던 황동하 김유신까지 투입하며 필승 의지를 드러냈던 경기였기에 패배 충격은 더욱 컸다. 29일 키움전을 앞두고 정명원 1군 투수 코치가 잔류군행 통보를 받았고, 서재영 코치가 콜업되면서 황동하 김유신도 1군 말소조치 됐다. 30일부터 잠실에서 LG 트윈스와 주말 3연전을 앞둔 KIA에겐 쉼표가 필요한 날이었지만, 하늘이 외면했다.
전국 5개 구장 중 4개 구장이 우천 순연 결정이 난 가운데 광주 키움-KIA전이 예정된 시각에 유일하게 출발했다. KIA는 첫 이닝부터 뭇매를 맞았다. 외국인 투수 숀 앤더슨이 선두 타자 김준완부터 5번 타자 임지열까지 5연속 안타를 얻어맞았다. 앤더슨은 송성문 이지영을 각각 뜬공 처리하면서 한숨을 돌리는 듯 했으나, 임병욱에게 다시 적시타를 허용했다. 키움이 1회초부터 4득점 빅이닝을 연출했다. KIA는 1회말 키움 장재영에 세 타자가 범타로 물러났다.
경기 개시 23분 만에 2회로 넘어가려던 순간, 하늘에서 굵은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KIA 더그아웃에 '빨리 나오라'는 수신호를 보내던 심판진이 곧 철수 명령을 내렸고, 홈 플레이트와 마운드에 방수포가 깔렸다. 심판진은 빗줄기가 거세지자 KIA 측에 대형방수포를 깔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지난 이틀 간 비를 막느라 젖은 방수포가 물기를 먹고 무게가 크게 증가하면서 제대로 펴지지 않는 변수가 발생했다. 이틀 간의 비로 물기를 머금고 있던 그라운드에도 삽시간에 물웅덩이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10여분 간 세차게 내리던 비가 그쳤지만, 이미 내야 곳곳에 물웅덩이가 만들어졌다.
심판진은 경기 속개를 위해 내야 배수 작업을 지시했다. 여전히 비는 내리는 가운데, 구장 관계자들이 스펀지를 들고 나와 물을 빼는 작업을 한동안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또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결국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 앤더슨과 KIA는 안도의 한숨을, 키움은 탄식을 내뱉은 순간이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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