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닝이 끝났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의 발걸음은 더그아웃 앞에 멈춰선다.
박세웅은 돌아서서 그라운드를 향한다. 벤치로 달려들어오는 야수들 하나하나를 응시하며 손을 마주친다. 자신의 호투는 등 뒤의 야수들에 대한 신뢰에서 나오는 것을 잘 아는 까닭이다.
박세웅은 30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비록 시즌 5승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지만, 평균자책점은 2.50까지 끌어내렸다. 바야흐로 생애 최고의 해, 그리고 가을야구를 향한 열정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롯데는 이날 연장 10회말 터진 윤동희의 끝내기 안타로 1대0, 1점차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박세웅은 "1, 2회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야수의 수비 도움을 많이 받아 7회까지 마운드에 남아있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의 말대로 이날 롯데 내외야는 기민한 몸놀림으로 안경에이스를 도왔다. 3회초 무사 1루에서 두산 허경민의 번트 때 이를 병살로 이어간 한동희의 과감한 플레이, 5회초 1사 1,3루에서 안치홍의 기적 같은 점프캐치 더블아웃, 6회초 고승민의 신속한 더블아웃 처리 등이 눈에 띄었다. 고승민은 박세웅이 내려간 뒤인 9회초에도 무사 1,2루 상황에서 양석환의 번트 타구를 온몸을 던진 다이빙캐치로 잡아낸데 이어 2루에 송구, 더블아웃을 만들어 시선을 집중시켰다.
박세웅은 언제나처럼 포수 유강남을 향한 폭풍 칭찬도 이어갔다. 박세웅은 "강남이형의 리드와 위기 때 흐름을 끊어주고 마운드에 올라와서 해주는 한마디 한마디가 경기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 오늘 경기의 좋은 흐름은 야수들의 수비 집중력과 강남이형과의 소통 덕분이었다"며 기뻐했다.
아침부터 많은 비가 내렸다. 경기 도중에도 꾸준히 빗방울이 굵어졌다. 하지만 문수야구장을 메운 6894명 울산 야구팬들의 '홈팀' 롯데를 향한 응원만은 끝까지 뜨겁게 울려퍼졌다.
박세웅도 그 마음을 잊지 않았다. 그는 "많이 찾아와주신 울산 팬들 앞에서 끝내기 승리를 할 수 있어 정말 기쁜 하루"라고 강조했다.
울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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