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일 잠실구장.
하루 전 KIA 타이거즈의 속 쓰린 패배를 당한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의 얼굴은 어두웠다. SSG 랜더스에 여전히 1.5경기차 앞선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임에도 "지금 1위는 아무 의미 없다"고 심드렁하게 받아칠 뿐이었다. 반환점을 돌고 전반기 막바지로 향하는 시점. 여전히 치열한 선두 싸움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 경기 승리가 간절한 LG의 현주소다.
이런 염 감독은 한 선수를 거론하면서 모처럼 밝은 표정을 지었다. 주인공은 전날 애덤 플럿코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오석주. 팀이 2-5로 뒤진 5회초 마운드에 오른 오석주는 2이닝 동안 1안타 무4사구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20개.
2017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로 지명된 오석주는 2019시즌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퓨처스에서 보냈다. 지난해까지 1군에서 10이닝 이상을 던져 본 적이 없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육성 신분으로 전환됐다.
지난달 27일 콜업돼 다시 정식 선수 신분을 되찾은 오석주는 SSG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1군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KIA전에선 '무패 투수' 플럿코가 4회에만 5실점하면서 무너진 가운데 승부가 넘어갈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달아오른 상대 타선을 막아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염 감독은 오석주의 KIA전 투구를 두고 "한 단계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테스트 형식으로 마운드에 올렸다. 플럿코가 일찌감치 내려와 불가피하게 불펜데이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력 투수를 소모하긴 이른 타이밍이었다. 2이닝 정도를 보고 마운드에 올렸다"며 "다양한 구종에 제구력이 좋다는 보고를 받고 콜업했는데, 좋은 커브와 포크 뿐만 아니라 제구 면에서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LG는 최근 선발진 불안으로 불펜데이를 하는 날이 늘어나고 있다. 1일 KIA전에서도 믿었던 플럿코가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불펜 투수를 동원해야 했다. "본의 아니게 불펜 데이를 하고 있다. 좋은 흐름은 아니다"라는 염 감독의 말에선 고민이 짙게 묻어난다. 이런 가운데 나온 오석주의 쾌투는 LG 마운드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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