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외국인 선발 투수가 겨우 81개의 투구수에 교체됐다. 팀이 6-2로 리드한 상황에서 6회말 1사후 벌어진 일이다. 주인공은 KT 위즈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
벤자민은 5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서 선발등판해 5⅓이닝 동안 4안타 무4사구 6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하고 팀의 8대4 승리와 함께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8승째(3패)를 챙겼다. 팀의 LG전 3승을 모두 벤자민이 이뤄냈다.
2회초 1사 2루의 위기를 잘 넘긴 벤자민은 4-0으로 앞선 3회말 자신이 실책 2개를 기록하며 스스로 위기를 맞았고 결국 2실점을 했다.
하지만 이후 매우 안정적으로 팀타율 1위인 LG 타선을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4회말엔 박동원 문보경 오지환을 삼자범퇴로 잡았고, 5회말엔 1사후 박해민에게 기습번트 안타를 허용했지만 1번 홍창기와 2번 이재원을 아웃시켰다.
5회까지 투구수가 75개. 6회를 넘어 7회까지도 도전해볼 만한 투구수였다.
그런데 6회말 상황이 바뀌었다. 벤자민이 선두타자 김현수를 상대할 때 잠시 해프닝이 있었다. 2구째를 던진 뒤 갑자기 KT 더그아웃에서 트레이너와 통역이 뛰어 나왔다. 벤자민의 행동에서 몸상태가 좋지 않다는 신호를 느낀 듯했다.
하지만 곧바로 벤자민이 괜찮다는 신호를 보냈고, 주심이 한번 더 확인했을 때도 괜찮다고 했다.
김현수를 2루수앞 땅볼로 처리해 1아웃이 됐는데 KT 김태한 투수코치가 나왔다. 마운드가 아니라 주심에게 먼저 갔다. 교체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벤자민은 갑자기 코치가 올라오자 자신은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지만 이미 교체가 결정된 상황이었다. 투구수 81개. 올시즌 벤자민의 한 경기 최소 투구수였다.
KT 관계자는 "벤자민이 고개를 돌리는 모습에서 불편하다고 벤치에서 판단해 트레이너를 올리려고 했었다"면서 "교체된 뒤 벤자민의 몸상태를 확인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교체가 이뤄진 부분은 몸상태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좋을 때 교체해주려는 이강철 감독의 배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벤자민은 들쭉날쭉한 피칭을 보였다. 그래서 올시즌 15번의 선발 등판 중 100개 이상을 던진 경기가 두번 밖에 없었고, 90∼99개가 7번이었다. 90개 미만을 던진 날도 6번이나 있었다. 전날 우천 취소로 이틀을 쉬어 불펜에 충분한 힘이 있어 빠르게 교체를 진행했다.
경기후 벤자민은 "전날 잠을 잘 못자서인지 6회말 초구를 던지고 목이 조금 타이트했지만 2구째를 던지니 또 괜찮았다"면서 "조금 좋지 않은 상태였는데 6회까지는 던질 수 있었다. 감독님께서 일찍 빼주셨는데 배려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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