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건 펩의 잘못 때문이다.'
일말의 설득력이라도 있으면, 참고 의견으로라도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너무나 허무맹랑한 주장은 마치 코미디처럼 보인다. 독일 축구의 레전드 중 한명인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39)가 너무나 황당한 주장을 내놨다.
독일 축구대표팀이 최근 수 년간 하락세에 빠진 원인으로 엉뚱한 사람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2013년 여름부터 2016년 여름까지 불과 3시즌 동안, 그것도 국가대표팀이 아니라 자국 프로리그인 분데스리가 소속의 한 팀을 이끌었던 외국인 감독이 모든 문제의 원흉이라는 주장이다. 슈바인슈타이거가 저격한 인물은 바로 펩 과르디올라(52)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었다.
영국 대중매체 데일리메일은 7일(한국시각) 'B.뮌헨과 독일 대표팀 레전드인 슈바인슈타이거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독일 축구 하락세의 원흉이라고 비난했다. 슈바인슈타이거는 과르디올라가 B.뮌헨에 있을 때 독일축구가 가치를 상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의견이다. 슈바인슈타이거는 지난 6일 영국 토크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이 B.뮌헨에 부임했을 때 모든 사람들은 우리가 짧은 패싱 위주의 축구를 해야 한다고 믿었다'며 그로 인해 독일 축구의 장점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이 독일을 투사로 여기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달리고, 모든 것들을 갖춘 팀이었다. 하지만 최근 7~8년 동안 독일 축구는 이런 강점을 잊었다. 대신 서로에게 편안하게 패스하는 데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핵심은 독일 축구가 특유의 장점을 잃고, 스타일을 바꿨기 때문에 성적이 하락했다는 것. 실제로 독일은 2014 브라질월드컵 우승과, 유로2016 준우승을 거뒀지만, 2017년 이후로는 성적이 부진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과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연달아 조별리그에 탈락했다. 독일 대표팀의 하락세가 길어지는 분위기다.
독일 대표팀과 뮌헨 미드필더 출신인 슈바인슈타이거의 주장에 따르면 이런 부진의 원인이 스페인 출신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 스타일이 독일 국가대표팀에 전해졌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이런 주장은 다소 억지스럽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013년 7월부터 2016년 6월까지 B.뮌헨의 감독으로 리그 3연패를 일궈냈다. 물론 자신만의 짧은 패스와 압박전술을 구사했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실패하자 미련없이 2016년 여름 분데스리그를 떠났다. 독일 대표팀에 관여한 적도 없었다. 슈바인슈타이거의 비난은 근거가 부족하다. 독일 대표팀의 스타일 변화는 해당 시기의 대표팀 감독들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과르디올라 감독은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며 유럽리그를 평정했다. 맨시티는 지난해 트레블(EPL, FA컵, 챔피언스리그)을 달성한 팀이다. 슈바인슈타이거의 말대로라면 맨시티도 부진의 늪에 빠져야 한다. 그러나 맨시티의 힘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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