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지난 12일 고양체육관에서는 모처럼 웃음이 퍼졌다. 남자 프로농구 고양 데이원이 해체된 이후 '추억의 동지'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재정 파탄을 일으켰던 데이원스포츠를 제명한 한국농구연맹(KBL)은 새로운 인수자 소노 인터내셔널과 10구단 창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미 소노 인터내셔널은 자체 인력으로 단장, 사무국장을 선임했고 전 데이원 선수 18명 전원은 물론 코칭스태프(김승기 감독·손규완, 손창환 코치), 지원스태프까지 끌어안았다. 향후 구단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까지 약속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며 한동안 우울했던 농구판에 웃음을 어시스트했다.
지난달 19일부터 소집훈련을 시작한 전 데이원 선수들은 그동안 자기들끼리 모여 쓸쓸하게 훈련해왔다. 구단 해체로 인한 법적 지위 등 문제로 인해 김 감독과 코치진이 참가할 수 없었다. "무보수로라도 훈련을 봐주고 싶은데 KBL 허락이 안나온다"고 안타까워하며 술로 나날을 보내던 김 감독은 소노 인터내셔널이 등장하고 나서야 어엿한 신임 감독 자격으로 12일부터 출근하게 됐다. 지난 2022~2023시즌 '감동 농구'를 선보였던 전 데이원 동지들의 재회는 그렇게 성사됐다.
이제 남은 과정은 KBL의 최종 승인(21일 예정)을 거쳐 창단 마무리만 하면 된다. 앞으로 남은 여정을 보면 웃을 날이 더 많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전 데이원 식구들에게 남은 큰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데이원 시절 체불 급여를 생각하면 웃음기가 싹 사라진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프런트가 데이원 시절 받지 못한 급여는 총 20억원을 웃돈다.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과 데이원스포츠 등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채무자'들은 회사 부도 등을 이유로 이른바 '배째라'는 상황이다. 결국 등기 대표이사인 박노하 경영총괄대표가 책임을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스포츠조선 취재를 종합하면 임금 채권자들은 '투트랙'으로 구제 절차를 밟고 있다. 우선 KBL이 선수단을 대리해 집단소송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KBL 자문 변호사를 선수단의 법률대리인로 선임했고, 18명의 선수로부터 개별 위임장을 접수하고 있다. 사무국 직원(프런트)들은 개별사업자 신분인 프로선수와 달리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 적용을 받는 노동자 신분이기 때문에 고용노동부를 통해 구제 신청을 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 산하 지청에 임금체불 진정서를 제출하면 정부 정책에 따라 생계지원자금 등을 받을 수 있다. 지원금은 최고 1000만원으로 체불 급여를 모두 보전받지 못하지만 '급한 불'은 끌 수 있다. 전 데이원 프런트 가운데 일부는 이미 고용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했으며 나머지 직원들도 정부 구제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한다.
박 대표는 그동안 프런트를 만나 "자금이 마련되는 대로 체불 급여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왔다. 하지만 데이원스포츠는 처분할 자산도 없는 사실상 '껍데기'인데다, 박 대표의 자금 조달 방안도 불투명해 거액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하청 용역업체 등의 채권까지 포함하면 데이원스포츠가 해결해야 할 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결국 누군가는 형사 처벌까지 받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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