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타석이 돌아올 줄은 몰랐어요."
삼성 라이온즈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은 지난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올스타전의 '꽃'이었다. 화려한 퍼포먼스로 시종일관 팬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팬과의 댄스 배틀은 물론이고, 걸그룹 댄스를 선보이는가 하면 영화 '탑 건'의 탐 크루즈로 변신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주루코치로 나서는가 하면, 경기 마지막에는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고우석의 강속구를 받아쳐 안타를 만들었다. 아쉽게 '무관'으로 끝이 났지만, 팬들은 뷰캐넌을 진정한 '별중의 별'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SSG, 삼성, 롯데, KT, 두산이 속한 드림올스타의 감독으로 출전한 SSG 김원형 감독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1,3루 코치로 나가는 것은 두산 이승엽 감독의 아이디어였다. 일본 올스타전에서는 그렇게 한다고 한번 해보자고 했는데, 선수들이 코치가 되면서 더욱 재미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뷰캐넌 덕분에 올스타전이 정말 즐거웠다. 팬들에게 열심히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면서 "사실 타석에 세울 생각까지는 없었다"고 밝혔다.
상황은 이랬다. 뷰캐넌은 올스타전 이틀전인 13일 KIA전에서 9이닝 1이닝 완투를 했다. 피로가 남아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올스타전에서 투수로 공을 던지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뷰캐넌이 미리 김원형 감독에게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야수로 경기에 나가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김원형 감독은 "박진만 감독이 나중에 경기 후반이 되면, 뷰캐넌이 학교 다닐때 우익수 수비를 했었기 때문에 한번 내보내는 것은 괜찮을 것 같다고 이야기 하더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꿈이 이루어졌다. 드림올스타가 나눔올스타에 지고 있는 상황에서 뷰캐넌을 우익수 수비로 투입했다. 투수가 외야 수비를 소화하는 자체로 볼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김원형 감독은 "원래 뷰캐넌을 타석에 세울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타석이 절대 안돌아올 것 같던 김현준을 빼고 그 자리에 뷰캐넌을 넣은 거였는데, (앞 타자들이 출루하면서)상황이 그렇게 됐다"며 웃었다. 뷰캐넌은 고우석의 150km 강속구를 보란듯이 쳐내며 1타점 적시타를 기록했다. 화려한 세리머니는 덤이었다.
김원형 감독은 내심 걱정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김 감독은 "사실 감독 입장에서는 투수가 그렇게 하다가 부상이 올 수도 있으니 걱정을 많이 했을 것이다. 다행히 큰 이상은 없겠지만, 조마조마하면서 지켜봤다"며 웃었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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