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백승주 수원 삼성 U-18(매탄고) 감독은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대구 청구고-대구대를 졸업한 백 감독은 프로에 가지 못하고 내셔널리그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그나마도 경기를 거의 뛰지 못했다. 우연한 기회에 지도자 기회를 얻었다. 대학교 감독의 제안으로 2010년 경기 과천초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지도자는 쉽지 않았다. '누구가의 인생이 달렸다'는 막중한 책임감이 그를 짓눌렀다.
그래서 결심한 것이 유학이었다. 국내를 알아보니 코칭학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곳이 없었다. 대구대 코치를 2년 정도 한 그는 영국 유학을 떠나기로 했다. IELTS부터 준비했다. 영국 카디프메트로폴리탄대학교, 대학원에서 스포츠코칭학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영국 유학은 그의 축구관을 통째로 바꿨다. 영국에서 배운 축구는 그가 알던 것과 달랐다. 새롭게 배운 방법론은 과거에 배웠고, 그리고 자신의 가졌던 교육관가 정반대였다. 축구가 아니라 사람이 포인트였다. 축구는 하나의 주제일 뿐, 결국 사람이 축구를 통해 어떻게 변하는지가 핵심이었다.
동기부여를 어떻게 줘야할지 부터 어려움을 겪었던 백 감독은 영국 생활을 통해 많은 것을 터득했다. 사람의 지식은 결국 스스로 경험하면서 하는거지, 주입적으로 배워서 로보트처럼 할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
한국으로 돌아온 백 감독에게 주승진 현 수원 코치가 손을 내밀었다. 2019년 매탄중 코치가 된 백 감독은 이후 감독대행으로 2021, 2022년 K리그 주니어 U-15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부터 수원 U-18 감독 겸 수원 유스 총괄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백 감독이 자신이 배운 것을 펼치는데, 수원은 최상의 팀이었다. 수원은 새로운 것을, 배운 것을 체계적으로 펼칠 수 있는데, 놀랄 정도로 열려 있었다. 선수들도 확실히 스카우팅을 위해 선발한 좋은 선수들이다보니, 이해도가 빨랐다. 백 감독은 이미 유럽처럼 유스를 일원화시키려는 수원에 디테일을 채웠다. 게임 모델을 만들고, 코칭 철학과 축구 철학을 나눠 세부적으로 정리했다.
백 감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팀 성적이 아닌 육성이었다. 그래서 강조하는 것이 특징 있는 선수다. 그는 어린 선수를 스카우트할때 공을 잘 차는 선수가 아닌, 한명이라도 드리블로 제칠 수 있는 선수를 선호한다. 심지어 센터백도 이 능력을 강조한다. 초등학교 때는 최대한 드리블을 시도하고, 중학교때는 언제 드리블을 할지, 말지 판단하는 인지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게 학습되고 숙련되면 고등학교 부터는 특징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다는게 백 감독의 지론이었다.
그는 실패를 경험할 수 없는 환경이 안타깝다고 했다. 센터백이 돌파를 시도하다 실패하면, 팀이나 지도자에 피해를 줄 수 밖에 없다. 생각 안하고 주는 플레이만 하다보니 그 습관이 결국 레벨이 되고, 밋밋해질 수 밖에 없다는게 백 감독의 생각이었다.
백 감독은 이를 체계화 하고 구체화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게 꿈이라고 했다. 그는 프로에 올라가고 싶다는 욕심은 없다고 했다. 대신 유소년을 체계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환경, 지도자들이 성적에 구애를 안받고, 선수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천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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