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월=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3회 한이닝에만 11점을 내줬다. 모두가 콜드게임을 떠올린 순간, 물금고는 포기하지 않았다.
물금고는 20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16강전 마산고전에서 13대12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일본에 여름 갑자원이 있다면, 한국에는 청룡기가 있다. 여름은 무섭다.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고교야구 전국대회에는 '내일'이 없다. '오늘'의 끝을 마지막까지 붙든다.
마산고는 앞서 1~2회전에서 우승후보 덕수고, 부산고를 연파했다. 이번 청룡기의 주인공으로 떠오르는 듯 했던 마산고는 이번엔 기적의 피해자가 됐다.
양팀 합쳐 11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고, 안타 20개, 사사구 25개를 주고받은 혈투였다. 경기의 질을 떠나 이날 물금고가 보여준 모습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학생야구의 진수였다.
선취점은 물금고가 뽑았다. 물금고는 1회말 1사 후 강도경이 2루타로 출루했고, 이어진 2사 1,2루에서 김우성의 적시타가 터졌다. 마산고는 에이스 옥진율을 투입해 불을 껐다.
3회초 마산고는 성대한 불꽃놀이를 펼쳤다. 1사 2,3루에서 이정윤의 역전 2타점 2루타가 터졌고, 이어 배강민의 1타점 2루타가 터졌다. 물금고는 선발 서보한에 이어 김재덕을 투입했지만, 안타에 이어 연속 사구로 밀어내기 실점을 내줬다. 다음 투수 최호재도 볼넷 3개와 폭투, 안타를 연달아 내줬다.
4번째 투수 손민욱이 볼넷 2개와 폭투에 이어 가까스로 마산고 이재원을 1루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마산고는 3회초에만 무려 16명의 타자가 등장했다. 전광판에는 알파벳 B(11득점)가 새겨졌다. 11-1의 리드에 승리를 확신한 마산고는 옥진율을 내리고 2학년 투수 이재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물금고는 포기하지 않았다. 4회말이 반격의 시작이었다.
이승주의 안타와 한동근의 볼넷에 이어 김지훈은 번트를 댔다. 콜드게임만 면하면 뒤집을 수 있다는 강승영 물금고 감독의 자신감이었을까. 번트가 안타로 이어지며 무사 만루.
마산고는 황급히 4번째 투수 정민혁을 투입했지만, 적시타와 연속 몸에맞는볼 밀어내기를 허용했다. 순식간에 4-11까지 추격. 이어 김기환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그리고 김우성의 좌월 3점 홈런이 터졌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8-11이 됐다.
마산고는 5회초 1점을 따냈지만, 물금의 기세는 5회말에도 이어졌다. 한동근의 볼넷에 이어 김지훈의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2루. 공민서의 3루쪽 내야안타 때 1루 송구가 빠지면서 1안타 1실책으로 기록됐다. 어느덧 점수는 9-12, 그리고 폭투가 이어지며 10-12가 됐다.
마산고는 김윤하를 투입하며 안간힘을 썼지만, 이날의 히어로 김우성이 2타점 동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어 이승주가 역전타를 터뜨렸다. 1-11이던 점수가 단 2이닝 만에 13-12로 뒤집혔다.
이후 양팀 모두 지친 듯 0의 행진이 이어졌다. 물금고는 8회말 1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5회 등판한 1학년 투수 조동휘는 5이닝 동안 2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 팀의 승리를 이끈 또한명의 영웅이 됐다.
신월=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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