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전 농구선수 한기범이 아내와 두 아들에 대한 애틋함과 미안함을 고백했다.
20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한기범의 근황이 공개됐다.
한기범은 과거 사업 실패로 가족들을 힘들게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은퇴 후 조그마한 체육 사업을 시작했고, 홈쇼핑과 연계해서 판 게 키 크는 건강식품이었다. 그때 당시만 해도 한 번 방송에 억대가 넘었다. 6개월을 그렇게 팔았다. 근데 왜 이렇게 (수익이) 안 남을까 했더니 계약서에 불리한 부분도 있었고 돈 남는 게 없었다"고 털어놨다.
한기범은 이후에도 여러 사업에 도전했지만 무리한 투자로 결국 사업에 실패했고, 집 세 채 등 선수 시절에 모은 전 재산을 모두 잃었다.
그는 "강남 쪽에 30평 아파트 담보 대출해서 그거 날리고 변두리 월세방으로 쫓겨났다. 집도 없어지고 차도 없어지고 많은 것이 없어졌다. 아파트 경매돼서 쫓겨날 때 아내는 창가에 매달리고 그걸 우리 큰아들이 봤는데 아마 충격 받았을 거다. 평생 못 잊고 평생 미안해하면서 살 거 같았다"며 가족에게 미안함을 드러냈다.
아이들을 생각하며 끝까지 가정을 지켰다는 아내는 "매일 죽는 게 나았다. 아침에 눈 뜨기 싫었다. 돈 없고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전업주부였던 내 삶이 틀어져 버렸다. 우리 아이들도 제대로 해줄 수 없었다"며 "모든 자존심 다 버리고 남편한테 (가서) 막 울면서 '울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힘들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부부에게 찾아온 또 다른 시련. 두 아들이 모두 경계성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았다는 것. 아내는 "이런 아이들을 막 밀어붙이고 몰아붙이면 그 세계로 들어가 버린다고 했다. 엄청 심각한 건 아니지만 심각해질 수 있다고 했다. 다행히 잘 자라줬는데 중간에 우리가 한번 망하면서 집의 환경이 바뀌고 아이가 틱 장애 같은 게 왔다. 인생이 참 힘들었지만 잘 겪어낸 거 같다"고 말했다.
믿고 기다린 덕분인지 현재 두 아들은 어엿한 성인이 되어 제 몫을 해내고 있다고. 두 아들은 부모님의 희생에 감사함을 전해 뭉클함을 안겼다.
한편 총 두 차례에 걸쳐 희귀 유전병인 마르판 증후군 심장 수술을 받은 한기범. 그는 "아버지가 심장 수술 후 1년 정도 사시다가 돌아가셔서 식구 다 가서 검사했더니 젊었을 때는 다 괜찮다고 했다. 근데 어느 날 갑자기 남동생이 심장마비로 하늘나라를 갔다"며 "상 치르고 나서 병원에 갔더니 나도 100% 죽는다고 하더라. 혈관이 터지는 병이라고 했다. 나도 똑같이 그렇게 되겠구나 싶어서 아내 앞에서는 울 수 없어서 화장실 가서 대성통곡했다"고 밝혔다.
한기범은 "아내가 둘째 임신했을 때가 내가 심장 수술을 할 때였다. 그때 전부 안 좋은 상황이었다. 집, 차 아무것도 없었다. 산동네에서 셋방살이하고 있고 너무 안 좋으니까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아내에게 아이를 포기하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그랬더니 아내가 날 안 닮고 본인 닮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거꾸로 용기를 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부모로서 좋은 걸 주는 것도 아니고 이런 위험한 병을 자식한테 준다는 걸 정말 걱정 많이 했다. 어릴 때부터 유심히 보고 성인이 된 후 병원에 데려갔더니 괜찮다고 했을 때 진짜 마음이 놓였다. 경계성 자폐증 같은 건 내 눈에도 안 들어왔다. 생명이 더 중요했다"며 두 아들에 대한 애틋함을 전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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