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사실 정말 힘들었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전반기 한때 선발진 구성 탓에 골머리를 썩었다.
외국인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버티고 있었지만, 나머지 한 자리가 문제였다. 65만달러에 계약한 딜런 파일이 2월말 호주 스프링캠프 라이브피칭 도중 타구에 머리를 맞은 뒤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정밀 검진 결과 골타박 증세를 보여 4주 소견을 받은 딜런은 5월 4일 한화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으나, 4이닝 5안타(2홈런) 2볼넷 5실점으로 패전 투수에 그쳤다. 1주일 뒤 롯데전에선 5이닝 5안타 3볼넷 2탈삼진 4실점(3자책점). 두산이 기대했던 외인 원투 펀치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롯데전을 마치고 나흘 뒤엔 오른쪽 팔꿈치 내측 굴곡근 염좌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탈했다. 결국 두산도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수소문 끝에 지난 시즌 KBO리그를 떠나 대만 라쿠텐 몽키스와 계약했던 브랜든을 총액 28만달러에 다시 불러들이는 쪽을 택했다.
브랜든에게 두산은 낯선 팀이 아니다. 지난해 아리엘 미란다의 대체 선수로 선택돼 총액 20만달러에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해 마이너리그(트리플A)에서 불펜 역할을 맡으며 2승1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3.30으로 괜찮은 활약을 펼쳤으나, 6이닝 이상 투구를 기대하는 KBO리그 외인 투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지난 시즌 두산에서 11경기 5승3패, 평균자책점 3.60이었던 브랜든은 나름 제 몫을 해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체력이나 구위 면에서 KBO리그 타자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그러나 150㎞의 묵직한 직구 뿐만 아니라 정교한 제구를 선보이면서 두산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딜런 탓에 골머리를 썩었던 이 감독에겐 선발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승까지 기록 중인 브랜든의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했다.
이 감독은 "(딜런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브랜든이 없을 때 (선발 공백으로) 사실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브랜든이 입단한 뒤) 선발 로테이션만 잘 돌아줘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봤는데, 그걸 넘어서서 굉장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또 "브랜든이 생각보다 일찍 와서 (선발진이) 안정됐다"며 "전반기 막판가 같은 퍼포먼스를 후반기에도 보여준다면 우리 팀에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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