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밀치면 어떻게 잘 좀 잡아' 넉살 좋은 외국인 타자 오스틴이 볼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을 밀친 포수 김민식이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하자 쿨하게 웃었다.
1위 LG 트윈스와 2위 SSG 랜더스의 후반기 첫 경기가 열린 지난 21일 잠실구장. 4회까지 치열한 승부 속 2대2 동점 상황. 5회 LG 선발 켈리 상대로 SSG가 역전에 성공했다. 최정의 역전 적시타와 최주환의 투런포가 터지며 5대2로 앞서갔다.
곧바로 LG도 반격에 나섰다. 5회 공격 SSG 선발 김광현을 흔들기 시작한 LG 타선. 1사 이후 홍창기의 안타를 시작으로 김현수가 우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2루타로 홍창기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스코어는 5대3.
승리 투수 요건까지 아웃카운트를 1개 남겨 놓은 상황에서 SSG 김광현과 포수 김민식은 4번 타자 오스틴과 승부에 집중했다. 1회 2사 3루서 오스틴에게 적시타를 맞은 기억이 있던 포수 김민식은 더 공격적으로 리드했다.
0B 2S 유리한 카운트에서 포수 김민식은 헛스윙을 유도하기 위해 커브 사인을 냈다. 김광현의 손을 떠난 변화구는 너무 일찍 떨어지며 포수 앞에서 크게 바운드됐다. 포수 김민식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벌떡 일어서며 몸으로 볼을 막아냈다. 이때 속지 않은 오스틴이 두 팔을 올리며 등을 돌린 사이 볼을 시야에서 잃은 김민식은 급한 마음에 오스틴을 밀쳤다.
2루 주자 김현수가 3루까지 진루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었던 포수. 연신 고개를 돌려가며 볼을 찾는 데만 열중한 김민식은 맨손으로 볼을 잡은 뒤에야 오스틴을 쳐다봤다.
눈이 마주친 두 사람. 김민식은 미트로 오스틴을 툭 치며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오스틴도 미소로 답하며 포수 미트질을 흉내 내며 '잘 좀 잡으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있는 LG와 SSG. 서로를 이겨야 웃을 수 있는 포수와 타자. 김민식과 오스틴은 블로킹 후 사라진 볼 하나에 잠시 승부를 잊고 활짝 웃었다.
이어진 승부에서 오스틴은 김광현의 4구째 144km 직구를 끌어당겨 3루간을 뚫어내며 타점을 올렸다.
올 시즌 59타점을 올리며 팀 내 타점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오스틴. 뛰어난 야구 실력과 유쾌한 성격으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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