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장맛비 속에서도 관중석을 떠나지 않고 기다린 팬들을 그냥 보낼 수 없었다. LG 트윈스의 젊은 선수들이 우천 세리머니로 팬들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랬다. 그리고 오스틴 딘이 마지막을 화끈하게 장식했다.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다. 1, 2위 팀의 주말 맞대결답게 이날 경기장에는 많은 야구팬들이 일찍부터 찾아 경기 시작을 기다렸다.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6시 직전까지만 해도 간간히 이슬비가 내렸지만 경기가 취소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경기 시작을 불과 몇 분 앞두고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신속하게 그라운드에 방수포가 깔렸고, 경기 시작은 지연됐다. 하지만 비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6시 20분 경 경기감독관은 우천 취소를 결정했다.
비를 맞으며 기다린 팬들의 탄식이 터져 나왔다. 양팀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나와 아쉬워하는 팬들에게 인사를 한 후 더그아웃으로 철수했다. 이때 LG의 젊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왔다. 송찬의, 문보경, 문성주, 이주형이다. 오랜 시간 기다린 팬들을 그냥 보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네 명의 선수가 차례차례 1루와 2루, 3루를 거쳐 홈까지 이어지는 4번의 우천 슬라이딩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경기장을 나가려던 팬들의 환호성이 이어졌다. 열광하는 팬 사이에서 "다치지 않게 조심하세요'라며 걱정스럽게 외치는 소리도 들렸다.
화끈한 세리머니, 팬사랑에서 빠질 수 없는 또 한 명의 '핵인싸'가 우천 세리머니에 합류했다. '잠실 오씨' 오스틴 딘이다. 젊은 피들의 퍼포먼스를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던 오스틴이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라운드로 뛰쳐 나왔다. 홈플레이트 앞에 선 오스틴은 마치 주루코치가 된 듯 슬라이딩 방향을 알려주는 동작을 취하며 선수들의 흥을 돋궜다. 슬라이딩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 오스틴은 젖은 그라운드에 털썩 엎드려 직접 슬라이딩 자세까지 취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네 명의 선수들 모두가 우천 세리머니를 마친 후 선배들의 환영을 받는 사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오스틴이 자신의 유니폼 벨트를 풀고 유니폼 상의를 밖으로 빼내며 의기양양하게 그라운드로 나섰다. 외국인 선수가 이렇게 우천 세리머니에 동참하는 경우는 여태껏 보기 힘들었다. 더구나 93년생인 오스틴의 나이도 가을이 지나면 서른이다. 놀란 팬들의 환호성이 잠실구장에 메아리쳤다. 팬서비스에 진심인 남자 오스틴, 진짜 '잠실 오씨'의 시조가 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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