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메기 효과'라는 용어가 있다. 미꾸라지를 운송할 때 수족관에 천적인 메기 한마리를 넣으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해다니느라 생기를 얻어 죽지 않는다는 속설을 말한다. 생존이 걸린 위기 상황을 마주하면 최대한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다.
LG 트윈스가 유망주 3명을 내주고 영입한 토종 선발 최원태가 '메기'가 될 수 있을까.
LG는 선발 유망주가 많은 팀이다. 지난해 8승을 기록하며 후반기 에이스 역할을 했던 왼손 김윤식과 지난해 12승을 올린 이민호, 2군 다승왕 출신 장신 왼손 이상영, 메이저리그급 회전수를 가졌다는 강효종, 씩씩한 피칭에 체인지업이 좋은 이지강, 왼손 투수 손주영까지 언젠가 LG의 선발진을 이끌어갈 투수들이 많다.
그런데 이들 중 올시즌 확실히 자리를 잡은 투수는 없다. 지난해 좋았던 김윤식과 이민호는 부진으로인해 2군에 내려가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고, 나머지도 선발 등판에서 확실히 자신의 강점을 알리지 못했다. 급기야 염경엽 감독은 불펜 전문인 이정용을 선발로 전환시키기까지 했다.
하지만 LG는 전반기 동안 임찬규 외에 확실한 토종 선발을 찾지 못했고, 이는 후반기 우승 확정과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였다. 외국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의 들쭉날쭉한 피칭도 더더욱 확실한 토종 선발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했다.
유망주 3명을 주면서까지 최원태를 영입하면서 LG는 켈리-아담 플럿코-최원태-임찬규의 확실한 4선발을 갖추게 됐다.
남은 선발 한자리를 놓고 많은 선발 유망주들이 경쟁을 하게 됐다. 3,4,5선발 자리가 다 비어있을 때만해도 언제든 기회가 온다고 생각할 수 있었겠지만 임찬규에 최원태까지 선발 자리를 꿰차 이제 남은 것은 5선발 하나다. 이제 선발 기회가 언제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게 됐다. 잘던지는 투수가 5선발로 나설 수 있는 기회를 받게 됐다. 이제는 1구 1구에 더 집중해서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경쟁이 오히려 LG 선발 유망주들이 눈을 뜨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해서 좋은 5선발이 나온다면 LG는 더더욱 탄탄한 마운드로 1위 수성에 나설 수 있다.
최원태의 영압은 구단의 우승에 대한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선수단 전체에 확실한 동기부여도 된다. 선발진에 긴장감까지 불어넣는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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