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현장의 야구인들이 LG 트윈스를 강력한 우승 후보로 예상했다. 스포츠조선이 2023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기획한 '개막 특집 파워 50인 설문=2023시즌 우승팀은?'에서 45명(소속팀 LG 제외) 중 29명, 64.4%가 LG를 '원톱'으로 꼽았다. KT 위즈(8명), SSG 랜더스(7명)를 압도했다. 각 구단 단장, 감독, 운영팀장, 선수가 참가한 설문조사에서다.
LG를 지목한 야구인들은 두터운 선수층 '뎁스'를 이야기했다. 특히 두터운 마운드를 강조했다. 한 선수 출신 단장은 "선발진과 확실한 중간계투, 마무리까지 투수진이 가장 잘 짜여있다"고 했다.
예상대로 잘 나간다. 7월 31일 현재 2위 SSG에 2.5경기 앞선 단독 1위다. 그런데 후반기 초반까지 살짝 불안했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와 국내 4~5선발이 신뢰를 주지 못했다. 지난 주 LG는 키움 히어로즈에서 최원태를 데려와 빈틈을 채웠다. 프런트가 기민하게 움직여 깜짝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전력누수없이 전력강화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최근 몇년간 우승에 전력을 쏟고도 번번이 눈앞에서 놓쳤다. 올해는 마지막 구멍까지 채워졌다. 우승을 못하면 실패가 되는 시즌이 됐다. 최원태 영입으로 확인 도장을 찍은 셈이다.
구단 프런트에선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이제는 말 그대로 '염경엽 감독의 시간'이다.
새삼스러울 건 없지만 눈에 띄는 게 있다. 히어로즈 출신들이 LG 곳곳에 포진해 있다. 염 감독부터 히어로즈 사령탑으로 출발했다. 히어로즈 코치를 거쳐,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히어로즈를 지휘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히어로즈에서 거둔 성과가 마중물이 돼 SK 와이번스 단장, 감독으로 경력이 이어졌다.
염 감독의 히어로즈는 2014년 첫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아쉽게 물러났다. 삼성 라이온즈에 2승4패로 졌다. 1차전을 잡고 좋은 분위기로 시작했다. 2승2패를 만들고 2연패했다. 히어로즈가 가장 강력한 전력을 구축했던 시즌이다.
당시 히어로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있던 선수 중 4명이 현재 LG 선수다. 포수 박동원과 허도환, 내야수 김민성과 서건창이다.
2014년 히어로즈 멤버들이 돌고돌아 트윈스에서 합체했다. 물론 염 감독이 온전히 의도해 옛 선수들을 모은 건 아니다. 세월이 만든 그림이고 구도다.
2015년 시즌 초 히어로즈를 떠난 허도환은 염 감독과 SK에서 만났다가 LG에서 재회했다. 2014년 201안타, 최다 기록을 세운 서건창은 2021년 7월 LG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육성선수로 LG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트레이드를 통해 12년 만에 복귀했다. 김민성은 2019년 3월 히어로즈와 FA 계약을 한 뒤 LG로 트레이드됐다.
지난 오프시즌에 박동원까지 합류했다. KIA 타이거즈를 뒤로하고, 4년 65억원에 계약했다. 롯
데 자이언츠로 떠난 유강남의 빈자리를 메웠다. 박동원은 염 감독이 히어로즈를 지휘하던 시기에 주전으로 도약했다.
마지막으로 합류한 최원태는 2015년 히어로즈 1차지명 선수다. 프로 첫해 부상으로 1년을 쉬고 2016년부터 어깨를 가동했다. 데뷔 시즌에 17경기에 등판했다. 히어로즈에서 66승을 거두고 이적해 옛 스승, 선배들과 재회했다.
히어로즈의 주전 포수, 주축 선발투수가 시차를 두고 LG로 옮겨 우승을 위해 손발을 맞추게 됐다. 우승을 위해 전력을 이식한 셈이다.
염 감독은 선수 특성을 세밀하게 파악해 활용하는 지도자다. 누구보다 히어로즈 출신 선수들을 잘 알고 있다.
LG는 29년 만의 우승을 위해 염 감독을 사령탑에 올렸다. 우승을 못하면 실패로 규정될 수 밖에 없는 부담을 안고 지휘봉을 잡은 염 감독은 "반드시 우승으로 보답하겠다"며, 취임식에서 우
승을 열번이나 언급했다. 히어로즈 시절 함께 했던 선수들과 함께 하는 우승 레이스가 됐다. 이들은 환한 웃음으로 시즌을 마칠 수 있을까.
LG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응원 때 '최강'이 아닌 '무적'을 사용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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