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 최대의 화두는 '성장호르몬 주사'다. 유치원생 부모들의 관심도 만만치 않다.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민수(가명) 엄마도 성장호르몬 주사에 관심이 무척 많다. 아이 키가 아주 작지는 않지만 평균보다 작아 성장호르몬 치료를 하고 싶은데, 건강보험 지원 대상이 아니라면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해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
실제로 보험 지원 대상이 아닌 경우 주사제 종류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략 1년에 1000만~1500만원 정도가 든다. 최소 2년 이상 지속적으로 맞아야 효과가 있으니 총 2000만~3000만원 이상은 투자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이를 생각하면 빚을 내서라도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히고 싶지만 남편 혼자 버는 살림에 2000만~3000만원은 너무도 큰돈이다. 주위의 얘기로는 예전보다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좀 확대되었다고 하던데, 민수가 보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러나 민수 엄마의 기대와는 달리 아직까지 건강보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제한적이다. 우선 성장호르몬 결핍으로 인한 저신장일 경우 보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여기서 저신장은 또래 사이에서 하위 3% 이하를 말한다. 저신장이면서 2가지 이상의 성장호르몬 유발 검사로 확진되고, 실제 나이보다 뼈나이가 적은 경우 저렴한 비용으로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소아 만성 신부전증이나 유전질환인 터너증후군(성염색체인 X염색체가 부족해 난소의 기능장애, 저신장증 등 다양한 신체 변화가 나타나는 질병), 프래더-윌리증후군(신체의 여러 부위에 영향을 주는 유전적 발달 질환), 누난증후군(특징적인 얼굴 생김새와 작은 키 등을 특징으로 하는 유전질환) 등 성장이 지연되는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보험이 적용된다. 그리고 임신 40주에 출생한 신생아 중 부당 경량아(남아 2.8㎏, 여아 2.7㎏)도 보험 적용 대상이다.
보험 대상이라도 무한정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통 만 2세부터 성장판이 닫히기 전까지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뼈나이를 기준으로 하면 여학생의 경우 14~15세, 남학생은 15~16세까지이고, 키를 기준으로 하면 여학생은 153㎝, 남학생은 165㎝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이처럼 건강보험 지원은 단순히 또래보다 작다고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키가 또래 기준 하위 3%에 해당한다고 해도 성장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되면 보험 혜택을 기대할 수 없다. 성장호르몬이 정상이고, 다른 뚜렷한 원인이 없는데도 키가 작은 특발성 저신장의 경우 성장호르몬 주사가 효과가 있어 치료 자체는 인정해 주지만 보험 지원은 안 된다.
조금이라도 아이 키를 키우기 위해 비용이 부담스러워도 성장호르몬 치료를 하는 부모들을 보면 보험 적용 대상이 지금보다는 더 확대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성장호르몬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 데이터가 쌓이면 멀지 않은 미래에 가능해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도움말=인천힘찬종합병원 바른성장클리닉 박혜영 원장(내분비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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