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광역 인구 1962만명의 메이저리그 최대 시장, 뉴욕의 야구가 몰락하고 있다.
월드시리즈 제패 27회에 빛나는 브롱크스의 명문 뉴욕 양키스와 메이저리그 최고 부자 구단주가 운영하는 퀸즈의 뉴욕 메츠가 역사상 첫 동반 최하위 위기를 맞았다.
16일(이하 한국시각) 양키스는 60승60패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최하위에 처져 있다. 메츠는 54승66패로 내셔널리그(NL) 동부지구 4위지만, 최하위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승차는 불과 1경기다.
양키스는 이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서 0대5로 완패했다. 선발 브라이스 엘더를 비롯한 애틀랜타 투수 3명에게 1안타 5볼넷을 얻는데 그쳤다. 반면 양키스 선발 루이스 세베리노가 1회에만 3점을 내주며 4이닝 5안타 2볼넷 5실점으로 흔들리면서 어려운 경기가 됐다.
주포 애런 저지가 돌아왔지만, 안타 하나 뽑는데도 힘겨워하고 있어 타선에 별다른 임팩트가 없다. 최근 4연패를 포함해 후반기에만 11승18패를 기록했다. 후반기 순위는 AL 15팀 중 13위다.
메츠도 좀처럼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고 승률이 계속 추락하고 있다. 이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4대7로 무릎을 꿇어 후반기 성적은 12승18패다.
메츠가 승률 5할을 마지막으로 찍은 건 지난 6월 5일이다. 이후 두 달이 넘게 지났지만, 오히려 곤두박질했다. 그 사이 저스틴 벌랜더, 맥스 슈어저 원투 펀치를 각각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텍사스 레인저스로 트레이드해 버렸다. 그들의 남은 연봉 대부분을 부담하기로 하고 사실상의 리빌딩을 선언한 것이다.
메츠 구단주 스티브 코헨은 메이저리그 구단주들 가운데 자산이 가장 많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지난 4월 발표한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의 순자산(net worth) 순위에서 코헨은 175억달러(약 23조원)로 1위였다. 2위 존 말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구단주(92억달러)보다 2배 가량 많다.
헤지펀드 매니저로 '포인트72 어셋 매니지먼트'를 설립한 코헨은 2020년 9월 24억달러에 메츠 구단을 인수하면서 구단주가 됐다. 이후 공격적인 경영으로 값비싼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지난해부터 '윈 나우(win now)' 모드로 시장을 주도했다. 올해 메츠는 개막일 페이롤이 3억5355만달러로 역사상 처음으로 3억달러를 넘긴 팀이 됐다.
양키스는 개막일 페이롤이 2억7700만달러로 메츠에 이어 2위였다. 씀씀이로 치자면 메츠와 LA 다저스 못지 않은 기세를 자랑해 왔다. 하지만 시즌 초부터 투타 균형에 엇박자가 났다. 좌완 에이스감으로 6년 1억6200만달러를 주고 모셔온 카를로스 로돈이 시작부터 부상자 명단을 장식했고, 애런 저지가 6월 초 발가락을 다쳐 두 달 가까이 결장했다.
양키스는 지난해 99승93패로 동부지구 1위로 가을야구를 했다. 21세기 들어 12번이나 지구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승률 5할이 1992년 이후 31년 만에 무너질 위기다. 또한 1990년 이후 33년 만에 지구 꼴찌로 시즌을 마감할 수도 있다. 4위 보스턴 레드삭스에 3.5경기차로 뒤져 있다.
30팀 중 평균 득점이 양키스(4.28)는 22위, 메츠(4.32)는 20위다. 팀 평균자책점은 양키스(4.06)가 13위, 메츠(4.55)는 21위다. 투타 지표 그대로 팀 성적이 나고 있다고 보면 된다. 팬그래프스는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을 양키스 3.3%, 메츠 0.9%로 제시하고 있다. 두 팀 모두 사실상 가을야구는 포기 상태다.
양키스와 메츠가 포스트시즌에 함께 탈락한 것은 2014년 마지막이다. 또한 두 팀 모두 루징 시즌을 동반 마크한 것은 1992년 가장 최근이다.
주목할 점은 뉴욕의 두 명문 프랜차이즈가 나란히 지구 최하위로 내려앉은 적이 아직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양키스는 1901년, 메츠는 1962년 각각 창단했다. 올해 뉴욕 야구가 역사상 최대 수모를 당하는 시즌이 될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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