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15일 잠실 KT 위즈-두산 베어스전. KT 윌리엄 쿠에바스와 두산 라울 알칸타라의 치열한 투수전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0-0이던 5회말 1사 1루서 쿠에바스가 두산 7번 박준영과 승부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KT에서 타임을 요청하고 코칭스태프가 마운드로 올라갔다. 1B1S에서 박준영이 2연속 파울을 친 상황이었다. 큰 위기도 아니었고, 승부 중에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는 일은 드물었기에 주목을 받을 만했다.
게다가 마운드에 올라간 이는 다름아닌 이강철 감독이었다. 무슨 일 때문이었는지 궁금증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 감독과 쿠에바스는 한참을 얘기 나눴고 이 감독이 내려갈 때 쿠에바스가 웃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전 타자인 김인태와 승부할 때 쿠에바스가 6개의 공을 모두 직구로 던졌고 결국 좌전안타를 허용했는데 쿠에바스의 성격상 흥분해서 빠르게 승부를 하는 모습을 보일까봐 이 감독이 올라가 진정시켰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이 감독이 내려간 이후 쿠에바스는 박준영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8번 장승현을 유격수앞 땅볼로 처리하고 5회를 마쳤다. 쿠에바스는 7회까지 무실점을 하고 내려갔고, 8회초 김민혁의 좌중간 3루타로 결승점을 뽑아 1대0의 승리를 거뒀다.
경기후 쿠에바스와의 인터뷰때 당시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물었으나 쿠에바스는 "비밀이다"라며 더욱 궁금증을 높였다.
이 감독이 다음날인 16일 경기전 둘의 대화 내용을 밝혔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가 김인태와 승부할 때 파울 홈런을 맞더니 갑자기 돌변하더라. 알칸타라와의 맞대결 경쟁도 있어서인지 직구를 던져서 파울 홈런을 맞더니 계속 직구를 던져서 안타를 맞길래. 말해야하나 고민을 했었다"면서 "박준영에게도 몸쪽 직구를 던지길래 나갔다. 쿠에바스에게 '하던대로 하자. 힘이 들어 가는 것 같은데 150㎞ 넘어도 제구 안되면 한국 타자들은 다 친다. (변화구를)섞어서 던져라'라고 말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쿠에바스와 2019년부터 봐왔던 이 감독이라 할 수 있었던 일. 이 감독은 "그때 느낌이 왔다. 쿠에바스를 많이 봐왔기 때문에 타이밍이 늦으면 점수를 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이후에 쿠에바스가 변화구와 섞어서 잘 던졌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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