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무등산 호랑이', '무등산 폭격기'…
KBO리그를 호령하는 타이거즈 선수가 나올 때마다 '무등산'이라는 수식어가 빠지지 않는다. 호남의 중심, 빛고을 광주를 당당하게 지키는 무등산이라는 이름의 상징성은 그만큼 크다. 광주 시민 사이에 '어머니 산'으로 불리는 무등산은 KIA 타이거즈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인 셈이다.
'타이거즈'라는 이름 역시 무등산과 마찬가지로 광주와 떼어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1982년 창단 캐치프레이즈로 '야구를 통해 호남인의 긍지를 심자'를 내건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프로야구 2년째인 1983년 첫 정상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11번의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한 무적의 팀, 호남의 긍지이자 자부심인 타이거즈는 전국 야구 팬들에게 경외와 두려움을 동시에 주는 존재였다. 이 역사는 해태에서 KIA로 이름이 바뀐 뒤에도 고스란히 계승되고 있다.
1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선 무등산과 타이거즈가 건강한 동행을 약속하는 날이었다. 지난 4월 무등산국립공원과 업무협약을 맺었던 KIA는 이날 관계자들을 초청해 '무등산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투-타에서 미래의 축을 담당할 김도영(20) 윤영철(19)의 기록과 연계해 무등산 보호기금을 마련하는 기부 협약도 진행했다.
'어린이에 꿈과 희망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출범한 프로야구. 어느 덧 40세가 훌쩍 넘은 중년에 접어들었다. 각 팀마다 확실한 색깔과 지역민 사랑을 듬뿍 받으며 성장했고, 800만 관중을 동원하는 한국 프로스포츠 대표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프로야구는 거대한 산업이 됐으나, 팀 고유의 색깔이나 공동체 의식은 옅어진 게 사실이다.
응원 문화가 야구장의 코드로 자리 잡았지만, '나'와 동떨어진 팀에 대한 애정은 식을 수밖에 없고, 야구장으로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미래의 프로야구가 지금과 같은 인기를 누릴 수 있을지엔 물음표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 각 구단이 지역 밀착 활동을 강화하고, 그에 걸맞은 행보를 가져가기 위해 노력 중인 이유다.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팀들이 지역과 연계해 펼치는 그림은 장관을 만들기도 한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금까지 부산을 지키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가 매년 동백빛 유니폼으로 전관중석을 붉게 물들이는 '동백 데이'는 KBO리그 명물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뒤지지 않는 역사를 자랑하면서도 프로야구 최다 우승팀인 타이거즈라면 더 좋은 그림을 만들 수도 있다.
광주-호남의 자랑인 명산 무등산과 광주-호남 대표 선수 타이거즈의 만남. 15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 안에 담은 의미는 적지 않았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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