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8경기 연속안타 행진으로 뜨거웠던 구자욱.
개점휴업 중인 SSG 에레디아를 제치고 리딩히터로 나선지 오래. 하지만 가장 평화로운 순간, 느닷 없이 위기가 찾아왔다.
지난주 마지막 경기였던 13일 SSG전에 연속안타가 끊겼다.
그리고 주중 LG와의 3연전. 첫날 4타수1안타에 삼진만 3개, 이튿날엔 4타수무안타에 그쳤다. 타율이 3할3푼2리까지 떨어졌다. 에레디아에 1모 차 뒤진 타격 2위로 밀려났다.
불길한 기운. 스스로 예감했다.
"아, 저의 찬란했던 한달간의 행운이 이제 끝났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냥 내려놓고 가자, 이런 생각을 했는데 첫 타석에 운 좋게 안타가 나오면서 탄력을 받은 것 같습니다.어제도 무안타에 컨디션이 좋지 못 했는데 내려놓으니까 또 행운이 찾아온 것 같아요."
행운이라기엔 살짝 어색한 17일 LG전 4타수4안타 3타점의 폭풍 질주.
0-0이던 3회 선제 결승 적시타에 5회 3-0을 만드는 쐐기 투런포까지, 그야말로 북 치고 장구 쳤다. 타율이 다시 3할4푼1리로 치솟았다. 압도적 타격 1위로의 복귀.
시즌 6호 홈런이 가장 중요한 순간 무심하게 터졌다.
1-0 살얼음판 리드 속에 맞이한 5회말 2사 1루. 켈리의 144㎞ 투심을 가볍게 당겼다. 헤드 끝 무게가 공에 실렸다. 오른쪽 담장을 살짝 넘었다. 3-0을 만드는 투런홈런. 역대 16번째 9시즌 연속 100안타 기록을 달성하는 축포였다.
"홈런을 칠 거라는 예상조차 못 했어요. (1루주자) (김)성윤이가 빠른 주자라 직구를 노렸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9년 연속 100안타 기록은 사실 안타가 몇개인지 잘 모르고 있었지만, 달성해서 기분 좋고, 이겨서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삼성은 6회 선두 류지혁의 내야안타로 만든 2사 2루에서 돌아온 이재현의 좌전 적시타로 4-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구자욱은 7회에도 우전안타를 날리며 4안타 경기를 완성하며 4대2 승리를 이끌었다. 구자욱의 활약으로 삼성은 선두 LG 상대 후반기 2연속 위닝시리즈를 완성했다.
인터뷰 하는 동안 구자욱은 자신의 타율 수치를 모른다고 했다. "전광판을 안본지 오래됐다"고도 했다. 왜일까.
"타격 1위는 전혀 예상을 못했구요. 아직 40경기나 남았기 때문에 현재 리그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이 차지할 거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경쟁을 한번 해봤는데 타격왕이라는 게 의식하는 순간 한번에 무너지게 되거든요. 그래서 이런 말씀도 가급적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웃음) 아마 한 5경기 정도 남으면 의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 정말 오늘도 제 타율 모르고 타석에 섰고, 지금 현재 타율도 모릅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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