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한국 영화계의 두 거장 박찬욱, 봉준호 감독의 제자들이 올해 하반기 극장가를 점령한다. 류승완 감독의 '밀수' 이후 새로운 흥행 강자로 우뚝 선 '콘크리트 유토피아' 엄태화 감독과 장편 데뷔작 '잠'으로 칸의 부름을 받은 유재선 감독이 충무로를 이끌어갈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먼저 엄태화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제자로, 영화 '쓰리, 몬스터'(2004), '친절한 금자씨'(2005) 연출부 출신이다. 영화 '잉투기'(2013)로 장편 영화 연출 데뷔한 그는 '가려진 시간'(2016)으로 흥행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감각적인 연출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엄태화 감독이 7년 만에 선보인 신작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이 발생해 폐허가 된 서울에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고 남은 황궁 아파트에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이병헌을 비롯한 박서준, 박보영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대거 합류해 올여름 영화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기도 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개봉 4일째 100만 관객을, 개봉 일주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흥행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엄태화 감독은 참신한 소재와 지극히 현실적인 공간의 조화를 이뤄내며 기존 재난 영화와는 다른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했다. 박찬욱 감독도 지난 4일 열린 스페셜 GV(관객과의 대화)에서 "정석대로 만들면서도 상상력과 대담함을 지닌 작품"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어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내년 열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출품작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지난 17일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영화 출품작으로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영진위는 출품작 선정 기준에 대해 "한국적이면서도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고, 예술성과 대중성 사이에 균형을 잘 잡고 있으며, 다소 보수적이라고도 불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거부감 없이 소구할 수 있는 영화를 선정하고자 하였다"며 "심사위원 7인 만장일치로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오는 9월 6일 공개되는 정유미, 이선균 주연의 '잠'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2017) 연출부 출신 유재선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 5월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을 시작으로 제56회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제48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이어 판타스틱 페스트까지 연이어 초청되며 전 세계 영화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잠'의 시나리오 단계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며 "최근 10년간 본 영화 중 가장 유니크한 공포 영화이자 스마트한 데뷔 영화"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유재선 감독은 "봉준호 감독님은 내가 가장 존경하는 감독님이자 롤모델이다. 좋은 평을 남겨주셔서 정말 영광"이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한편 봉준호 감독은 오는 26일 '스페셜 GV-가장 유니크한 대화 with 봉준호 감독'에 참석해 유재선 감독을 지원 사격에 나설 예정이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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