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동의 없는 강제키스'의 대가는 혹독했다.
월드컵 우승국의 수장에서 졸지에 성폭력범으로 낙인 찍힌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왕립축구연맹(RFEF) 회장이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일간 '마르카'는 25일(한국시각) "금요일(25일) 루비알레스 회장 사퇴가 발표될 예정이다. 아직 공식 발표가 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24일 '루비알레스 회장이 측근에서 연맹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는 내용이 스페인 취재진에게 유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르카'는 "루비알레스 회장은 102일만에 천국에서 지옥으로 향했다"며 "일요일 오후 2시 세계 챔피언의 회장이었던 루비알레스는 목요일 오후 8시에 완전히 궁지에 몰렸다"고 밝혔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지난 20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스페인-잉글랜드간 결승전을 마치고 연단에 올라 우승한 스페인 선수 예니 에르모소의 입에 입을 맞췄다. 에르모소는 곧바로 SNS 라이브를 통해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는 강제키스는 큰 논란을 일으켰다. 정부 관계자와 언론인까지 앞다퉈 루비알레스 회장의 행동이 '성폭력'에 해당한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에르모소에게 '강제키스'를 하기 몇 분 전엔 스페인 레티지아 여왕과 16세 소피아 공주가 근처에 있는 공간에서 자신의 고환을 움켜쥐는 모습도 포착됐다. 빅토르 프랑코스 스페인 체육부장관은 "연단에서 고환을 잡는 건 그게 누구라도 옹호할 수 없는 행위"라고 말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연맹을 통해 공식 사과했지만, 성난 여론은 잦아들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나섰다. FIFA는 24일 '징계위원회는 루비알레스 회장에게 발생한 사건을 근거로 징계 절차 개시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FIFA는 루비알레스 회장이 '품위있는 행동의 기본 규칙'과 '축구 등 스포츠에 해를 끼치는 행동'을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스페인 내부 여론도 갈수록 악화됐다. 스페인은 2030년 월드컵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개최지 선정을 위해 추진위가 노력하는 가운데, 핵심 인물인 루비알레스 회장이 국가 이미지를 손상시켰다고 스페인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결국 루비알레스 회장은 물러설 곳이 없었다. 스페인 매체에 의하면, 금일 중으로 사퇴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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